▲ 출처: 중앙일보
   아직도 혼자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아싸(아웃사이더)'라 부르는가? 이제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아싸'에서 한 단계 진화한 '나홀로족'이라는 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홀로 밥을 먹거나,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나홀로족의 등장은 근래 가장 주목받는 사회현상이다. 이를 겨냥한 맞춤 상품과 서비스시장 또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홀로족이 증가하며 예능 '나 혼자 산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드라마 '혼술남녀'가 홀로 생활하는 이들에게 큰 공감을 샀다. '식샤를 합시다2'는 그 인기에 힘 업어 드라마 최초로 스핀오프 된 예능이 나오기도 했다. 홀로 문화를 즐기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금, '나홀로족'은 오늘내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나홀로족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나홀로족'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생활 및 단체 활동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대신 혼자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을 말한다. '(방 안에) 틀어 박히다'라는 뜻인 '히키코모리'와는 다른 의미다. 히키코모리는 은둔형 외톨이로서 사회와 담을 쌓고 집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나홀로족은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문화를 즐긴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가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나홀로족은 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를 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연평균 3.5%씩 증가해, 2035년에는 34.5%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763만 가구에 속하는 수치로, 세 집 걸러 한 집은 1인 가구인 시대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이를 반증하듯 유통시장의 지각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가족 중심'이 아닌 '나'를 중심으로 한 보험상품이 출시되고, 소형 가전제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칸막이가 처져있는 1인 식당의 인기로, 1인분을 기준으로 하는 '혼술집', '혼밥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마시는 술)'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나홀로 문화의 발생 계기와 그림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계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취업의 문턱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취업 준비를 위한 효율적인 시간 배분이 첫 번째 원인이며, SNS의 발달이 두 번째 원인이다. 현실에서 만나지 않아도 SNS를 통해 타인의 근황과 소식을 듣는 것에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장벽 자체가 높아졌다는 데 있다. 현대사회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야 하고, 효율성과 소비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려는 경향이 강해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우려되는 부분들도 있다. 인구 절벽이 심각한 문제인 우리나라에서 나홀로족의 증가는 저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전통가족의 형태가 해체되며 무관심의 늪을 만들어 개인의 자살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나홀로족은 다인 가구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률이 80%나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대학생들의 나홀로 문화
 '알바천국'이 전국 성인 남녀 1천 4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홀로족에 가깝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가까운 편입니다'가 78.3%였고, '매우 가까워요'는 22.2%로 집계됐다. '나홀로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가 45.3%였으며, '방해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죠!'는 29.5%였다.
 권상현 씨(국어국문학과 3년)는 "나홀로족을 보면서 좋다, 나쁘다는 식의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서 밥을 먹거나,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오히려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추구하는 것 같아서 멋져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안희범 씨(원불교학과 4년)는 "홀로 무언가를 한다는 건 주위의 시선에 견뎌낼 힘이 생겼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힘이 생겼고 자유로워졌음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나홀로족의 증가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너무 남에게 의존하는 경향은 삶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점점 자기 능동적인 사람들의 세상이 다가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회 전반을 봤을 때 생겨날 수밖에 없는 나홀로족.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나홀로족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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