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모 씨는 지난 2015년 12월 한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에서 2주 만에 2종 보통면허를 취득했다. 장내기능 시험은 2시간짜리 의무교육에서 운전대를 딱 두 번 잡아 보고 합격했다. 와이퍼 작동 등 간단한 기기 조작을 하고   50m 차로를 따라 주행하면 합격이었다. 도로 시험도 한 번 떨어진 것이 전부였다.

물면허에서 불면허로
 운전면허시험이 이렇게 쉬워진 것은 지난 2011년 6월부터였다. 시험이 간소화되면서 합격률이 92.8%로 높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수치는 사람들이 운전면허를 취득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너무나도 쉽게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한 이러한 수치는 문제점을 낳기도 했다. 도로에는 미숙한 운전 실력을 가진 운전자들이 많이 생겼고, 면허를 취득했음에도 운전을 하지 못하는 이른바 '장롱면허'를 가진 사람들도 많아졌다.
 대한 교통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간소화된 후, 사고 건수는 30%가 늘었고, 그 이후 현재까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초보운전자 사망률도 18% 증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면허시험은 위험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숭이도 운전면허증을 딴다'는 소리까지 생길 정도로 운전면허시험은 매우 쉬웠고 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을 개정해, 지난 12월 22일부터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 체제를 시행하게 됐다. 바뀐 체제에는 수강생들이 어려워하는 코스인 '경사에서 멈추었다가 출발하기', 'T자 코스' 등이 추가됐으며, 학과시험 문제은행도 730문항에서 1천 문항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결정에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발생률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험 강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어려워진 운전면허, 어떻게 바뀌었나?
 
 시험 개편으로 학원에서는 시설을 정비하거나, 교육 시간을 늘리는 등 개정 사항에 따라 변화했다. 그것은 익산 지역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선 학원비는 전보다 약 10만 원 가량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시설 면에서 따져보자면 50m였던 일자 차로가 현재는 250m~700m로 늘어났고, 전에 없었던 T자형 코스나, 어려워진 주차코스, 1.5m의 경사, 차량 내 구조 설비 등 많은 변화를 거쳐 새로운 시설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체제가 정비되면서 수강생들은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학원 측의 수강인원은 개편되기 전보다 5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험체제변화에 따른 다양한 반응
 
 이처럼 많이 변화한 만큼 사람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운전면허시험 개편으로 인해 찬반이 나뉘기도 했다. 운전면허 개편에 대해 찬성한 운전면허학원 수강생 김 모 씨는 "운전은 실전에 나가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원에서는 선생님이 계속 옆에 계시니까 안심이 되는데, 혼자 차를 타고 나가면 무서움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난폭하게 운전할 사람들은 어차피 그렇게 하게 돼 있다. 운전면허시험 개편보다는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자동차 운전면허 법률일 것 같다. 경찰들도 나서서 불법행위를 한 차량은 처벌을 내리고, 운전자는 법률에 지켜서 운전을 하면 더욱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을 위해 개편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김성민 씨(바이오나노화학과 2년)는 "길거리나 대학로를 돌아다니다 보면 학생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간혹 위험하게 운전을 하는 사례를 목격한 경우를 본 적이 있었다. 이번 개편을 통해 학생들이 운전함에 있어 스스로 위험한 것을 알고, 안전하게 운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편은 안전을 위한 선택
 
 우리나라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이 개편된 이유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것임이 분명하고, 운전이라는 행동이 자신의 생명과 직결되는 무서운 것임을 운전자 자신도 알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차량 안전 기준이나 도로주행 환경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다다랐다. 그런데도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OECD 32개국 중 29위에 머물러 있다. 첨단 안전사양 장착이 의무화되고 도로 안전 여건 개선에 많은 돈을 쏟아도 결국 운전대를 잡고 차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기존의 우리나라 운전면허시험이 너무 쉬웠기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자와 초보 운전사고가 빈번했다. 안타까운 사망 사고를 접하지 않기 위해서 개편된 운전면허시험은 어차피 예상된 것이었다. 도로 위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운전면허시험 개편은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를 위한 선택일 것이다.
 
▲ 개선된 주행코스 출처 :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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