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은 매일매일이 전쟁터다. 팬덤 성향이 강한 아이돌 음악은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명 가수들이 앨범을 낼 때마다, 곡은 순식간에 상위권으로 진입하게 되고 한동안 요지부동이다.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웬만한 팬들의 지지가 없으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간혹 발매된지 한참 지난 음원들이 뒤늦게 주목을 받아 차트를 역주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역주행곡들은 발매 당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인디 음악의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으나, 소수에 불과하고 대중적으로 큰 인지를 얻지 못해 앨범을 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인디 음악은 낯선 존재일지도 모른다.


인디 음악의 정의
 인디 음악은 '거대 자본과 같은 상업적인 시스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형태의 음악'이다. 자세히 말하면 타인의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의 자본으로 앨범이나 홍보를 하는 뮤지션이 인디 뮤지션이고, 이들의 음악이 인디 음악이다. 
 인디 뮤지션은 대부분의 음악을 유통하는 '대규모 레이블'이 아닌 '인디 레이블'을 통 해 음반을 발매한다. 최근에는 장비와 기술의 발달로 뮤지션 스스로가 직접 음반을 발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직접 음악을 만들고 발매까지 하는 인디 뮤지션도 인디 레이블에 포함된다. 
 대규모 레이블에서 나오는 음악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압박을 받기도 한다. 반대로 인디 음악은 대규모 레이블에서 나오는 음악에 비해 창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다. 개성이 독특한 예로 '검정치마'나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인디 그룹의 음악을 들어 보면, 그 독특함이 뭔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다만, 인디음악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메이저 레이블에서 나오는 음악보다 적다.
 
한국에서의 인디 음악
 한국에서 인디 음악은 서구와 비슷하게 록과 펑크를 중심으로 한 뮤지션들이 주를 이루었다. 1990년대 말부터는 크라잉 넛과 노브레인 등 본격적으로 인디 뮤지션들이 등장했는데, 이 뮤지션들을 '인디 1세대'라고 부른다. 이후 크라잉 넛, 노브레인, 자우림 등이 메이저 시장에서도 인지도와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기존 인디 밴드의 인기가 식었고, 이후에 나온 인디 뮤지션들도 인기를 끌지 못했다. 시기적으로 MP3가 보급돼 앨범 위주의 음반시장이 침체됐고, 대중의 관심이 TV프로그램과 영화에 쏠리면서 모든 가수의 수입이 줄어드는 시기였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10cm, 국카스텐, 검정치마 등 개성있고 실력 좋은 인디 밴드가 등장했다. 이들의 등장으로 대중들의 시선과 인식이 점점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이들은 여러 미디어에 노출되고 수많은 공연을 통해서 한국 이외의 해외에서도 'K ROCK' , 'K INDIE' 등의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인디 음악에서 대중음악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인디 가수들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주로 방송매체를 이용했다. 미디어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인 가수들을 발굴하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비롯해 음악을 이용한 예능 프로그램, 교양 프로그램 등에 출연함으로써 명성을 쌓는다. 시청률이 높은 특정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 성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청자들은 TV를 보면서 새로운 인디 가수들을 알게 된다. 방송 직후 가수들의 음악은 음원 사이트의 상위권에 등장했다.  1인 미디어의 파급 효과도 무시 못한다. SNS에서는 노래를 잘 부르는 일반인이 무명 인디 가수의 노래를 불러 간접적으로 유명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무명 가수의 직캠(직접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을 뜻하는 준말)이 유튜브에 돌면서 인지도를 얻는 경우 역시 존재한다. 가수 본인이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미디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들은 명성을 쌓고 있고, 인디 음악에서 대중음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대학 버스킹 동아리 '노크'가 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 강동현 수습기자
기자가 추천하는 인디 음악
 밴드 잔나비의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 없지만'은 제목 그대로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다가올 때쯤 듣길 바란다. 떠나간 여인에 대한 동경과 아픔을 잊고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는 마음이 차분하면서도 감정을 억누른 듯한 보컬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진다. 이별 직후 듣는 것을 추천.
 함성훈은 TV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 출연해서 이름을 알린 뮤지션이다. 'Love is the moonlight'는 부드럽고 은은한 목소리를 가진 함성훈의 첫 번째 앨범이다. 사랑은 햇살보단 달빛 같다는 후렴 부분이 특히 달콤하고 인상적이다. 곡 자체도 밝고 잔잔해서 아무 때나 들어도 좋은 곡이다. 
 
하장수 기자 gkwkdtn06@wku.ac.kr 
강동현 수습기자 kdhwguni1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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