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산성지 대각터 일원상
   원광대학교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개교정신에 바탕하여 과학과 도학을 겸비한 전인교육으로 새 문명사회 건설의 주역을 양성하는 것을 건학의 기본정신으로 한다.
우리대학의 교육이념을 담고 있는 건학정신. 이 안에 담겨 있는 함의(含意)는 과연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과 정신개벽
  요즈음 많이 회자되는 단어가 있다. '4차 산업혁명'. 학자들은 산업의 혁명적 변화를 다음과 같은 단계로 구분한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 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원불교 교조(敎祖)이신 소태산 대종사는   1891년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면 길룡리 가난한 농어촌에서 태어나 성장하였다. 7세부터 우주와 인생에 대한 의문을 품고, 이를 해결하려고 20여 년을 구도하였다. 26세 되던 해 진리를 대각, 원불교를 개교하였고, 장차 인류와 세계에 다가올 어지러운 세상을 내다보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설파하였다.
 소태산 대종사가 원불교를 개교한 1916년.
 이 시기 우리나라의 물질문명 정도는 아직 1차 산업혁명기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전기도 서울 등 대도시 일원과 중소도시의 중심지 등 지극히 일부 지역에서 사용되었으며, 경인선과 경부선에 이어 호남선 철도가 개통(1914년)되어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때였다.
 소태산 대종사는 100년 전 "현하 과학의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물질을 사용하여야 할 사람의 정신은 점점 쇠약하고, 사람이 사용하여야 할 물질의 세력은 날로 융성하여, 쇠약한 그 정신을 항복받아 물질의 지배를 받게 하므로, 모든 사람이 도리어 저 물질의 노예 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그 생활에 어찌 파란 고해(波瀾苦海)가 없으리요"라고 물질개벽 시대를 예견하고,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정신의 세력을 확장하고, 물질의 세력을 항복받아, 파란 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樂園)으로 인도하리라"며 정신개벽을 천명한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이런 가르침을 천명한 이후 불과 100년 사이 물질문명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발달하였다. 물질의 선점(先占)을 추구하는 개인, 인간관계, 나라, 민족, 인종, 종교 간 갈등, 반목, 전쟁 등으로 인해 온갖 차별과 생명의 살상, 환경의 파괴 등은 파국의 길로 치닫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와 원불교
  1916년 4월 28일은 소태산 대종사가 일원상 진리를 깨달은 날로 원불교 개교일이며, 원불교에서 가장 큰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이다.
 원불교에서 소태산 대종사 탄생일인 5월  5일을 기념일로 하지 않고 진리를 깨달은 날을 개교기념일로 정한 뜻은 누구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 인류 지고(至高)의 '평등정신'을 주창한 것이다.
 일원상(○)은 생멸(生滅)이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가 서로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진리의 모습이다.
 일원상은 곧 진리로서 우주만유(宇宙萬有)의 본원(本源)이요, 제불제성(諸佛諸聖)의 심인(心印)이요, 일체중생(一切衆生)의 본성(本性)을 말한다. 부언하여  말하자면, 일원상은 내가 의지하고 사는 우주의 근원이요,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과 종교 문을 연 성자들의 한 마음자리요, 나의 본래 마음을 뜻한다.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여 곳곳에 참 부처님이 있는 줄 알아서 일마다 불공하며(처처불상 사사불공), 일원상을 수행의 표준으로 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공부(무시선 무처선)를 하면 물질문명을 선용하는 참 주인공이 된다고 하였다. 우리 각자가 그런 주인공이 될 때, 나와 가족, 이웃, 나라, 세계가 평화로울 것이다.
  자리이타로 물질문명 선용하라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문명에만 치우치고 정신문명을 등한시하면 마치 철모르는 아이에게 칼을 들려 준 것과 같다"고 경계하였다.
 봉건사회에서 신분 차별로 주인에게 종속한 노예생활로 인해 생기는 고통이 제일 컸다면, 신분제도가 철폐된 사회에서 고통을 받는 노예생활의 유형은 확연히 다르다. 바로 물욕(物慾)에 휩싸여 사람이 편리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물질에 도리어 사람이 스스로 노예처럼 구속되어, 물질보다 존귀한 사람을 경시하고 스스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고해(苦海)가 전개된다. 소태산 대종사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과 그런 세상이 되어가는 것을 염려한 것이다. 그와 같은 고해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으려면 물질문명 발전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정신을 개벽하여 물욕에 집착하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천명한 것이다. 이것이 원불교 개교정신의 참뜻이다.
 나의 참 마음을 알아 마음 쓰는 법(用心法)을 부지런히 배워서 항상 나의 이익 됨이 다른 사람의 이익이 되도록 지향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로 물질문명을 선용(善用)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런 힘을 가진 마음의 조종사가 되어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아울러 나아가면 평화로운 세계가 된다고 하였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현실에서 원불교가 추구하는 진리적 신앙을 하고 사실적 마음공부를 하는 종교인, 원만한 인격자이다.
 '정신개벽'. 나를 온전한 정신, 열린 정신으로 살도록 비춰 주는 거울이다.
 대각개교절 경축 행사
  원기 102년 대각개교절을 경축하는 각종 기념행사를 중앙총부를 비롯 국내 1천여 개 교당, 기관과 해외 23개국에 소재한 100여 개 교당 및 기관에서 법잔치, 은혜잔치, 놀이잔치로 나누어 진행한다.
 법잔치는 지난 1일 중앙총부에서 봉축 봉고식을 올린데 이어, 영산성지 대각터에는 천여래등을 설치하여 밤마다 등을 밝히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국내외에서 일제히 경축기념식을 거행한다. 이외에 독경대회, 깨달음법회, 온라인 이벤트, 청소년 교리퀴즈 한마당이 열린다.
 특히, 대학교당에서는 재학생들이 그동안 은혜를 입은 부모님, 스승님들께 손편지를 써서 보내는 '은혜의 손편지 메들리'를 지난 13일 학생회관 광장, 도서관, 한의과대학 옆에서 열었다. 4월 중 3천 2백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손 편지와 선물을 받은 부모님, 스승님들에게 큰 감동이 전해졌을 것이다. 또한 이날 대각개교절을 경축하는 '대각빵'도 학생들에게 푸짐하게 선물했다.
 은혜잔치로는 무료 의료진료사업으로 심장병 및 난치병 돕기, 헌혈, 장기기증 및 시신기증 서약 홍보, 영세노인 틀니지원 사업 등이 진행된다.
 특히, 원광대학교 의대 치대병원 의료진 및 재학생 29명이 원불교 세계봉공회와 우리대학 병원들의 후원을 받아 베트남 타이웅우엔성에서 해외의료봉사를 오는 20일부터 7일간 진행한다. 이외에 은혜의 김치(쌀) 나눔, 다문화가정 지원, 아하 데이 행사 등이 있다.
 놀이잔치에서는 오는 20일~28일까지 익산성지에서 소태산 대종사 십상을 비롯한 실물 크기의 다양한 법등을 밝힌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이 행사는 재학생들과 유학생들에게 큰 볼거리가 될 것이다. 이외에 풍란전시,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해 전국 각지와 해외 등에서 열리는 어린이 민속큰잔치, 오는 21일~22일 익산 중앙체육공원에서 시민 5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는 '아하데이 축제'가 성황리에 열린다. 원불교 대각개교절을 함께 경축하자.
 
 
 
 
 
나상호 교무
  (대학교당 교감)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