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업, 정부 등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중요시하고 있다. 아직 4차 산업혁명이 생활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앞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교육 상황 전반을 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환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이다. 전 세계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 전문가 2천여 명이 모여 세계가 맞닥뜨린 과제의 해법을 논하는 자리인 세계경제포럼에서 '과학기술' 분야가 주요 논제로 채택된 것은 처음이었다. 세계경제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은 종전의 혁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범위가 넓을 것으로 예측한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 자체가 '융합과 연결'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특정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각국 산업은 '파괴적 기술'에 의해 기존의 시스템이 대대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예견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유전공학 등 기존의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정도의 위력을 가진 '혁신'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파악하면 시대 위에 설 수 있지만, 파도에 휩쓸리면 일자리를 다른 국가나 기업에 빼앗길 수밖에 없다. 재능과 기술을 가진 사람과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창조하는 나라는 고속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나 기업은 낙오되고 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움직임 속에서 올바른 교육을 행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암기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능 시험을 예로 들어보자. 대표적 암기 과목인 사회와 과학뿐만 아니라 수학과 영어 과목까지 모조리 외워야 한다.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의사고시 등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관련 서적을 달달 암기하는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암기라는 능력이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소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암기만 잘하는 인재를 만들어 내는 실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자세를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세돌은 네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도 예상하지 못한 78수를 두어 승리를 거뒀지만, 승리는 한 번뿐이었다. 애초에 예상했던 결과와는 정반대인 참패를 당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앞으로 취해야 할 자세를 배웠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알파고처럼 그간의 대국 과정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상력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바둑의 역사와 대국을 '암기'했던 알파고도 인간의, 이세돌의 '상상력'은 예상하지 못해 패배를 맛봐야 했다.
 4차 산업혁명은 피해 갈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에 도태되지 않고 앞장서기 위해서는 올바른 교육이 밑바탕 돼야 한다. 우리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봤고, 다보스 포럼의 예측을 들었고, 우리들의 삶 속으로 점점 기계들이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안다.
 경제학자 요셉 슘페터는 약 1세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 "우편 마차는 여러 대 연결해도 결코 기차가 될 수 없다." 혁신의 본질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마차를 개량해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도 그것은 근본적으로 진화가 아니다. 인공지능은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기차를 만들 상상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상상력을 지닌 채 진화하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더욱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상상력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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