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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빠순이', 긍정적 단어가 되기까지아이돌 1세대부터 4세대까지, 팬이 아이돌을 사랑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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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8  19: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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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의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하얀 우비들 출처 : H.O.T 공식 팬클럽
A양은 올해로 고등학교 2학년이다. 늦은 시간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TV를 켠다. TV에서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들린다. 큰 무대 위로 조명이 움직이고 그곳에는 A양의 우상인 '아이돌'이 서 있다.
 
그때 그 시절, 우리의 우상 아이돌
 아이돌 1세대 H.O.T와 젝스키스가 활동하던 그 시절. 팬들은 차가운 새벽 공기도 불사하고 '오빠들'의 콘서트 티켓을 사기 위해서  긴 줄을 서고, 고교생 팬들은 동네 음반점에서 주는 한정판 브로마이드를 받기 위해 기꺼이 조퇴도 감행했다. '빠순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그즈음이다. 오빠들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숙소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며 어른들은 "쯧쯧, 저 빠순이들!"하고 낮잡아 부르곤 했다. 그러나 우리의 빠순이들은 기죽지 않았다.
 90년대를 주름잡던 H.O.T, 젝스키스가 해체되면서 아이돌 붐은 잠시 침체기를 맞았다. 그러나 곧 '동방신기'를 시작으로 '빅뱅', '카라', '소녀시대' 등이 데뷔한다. 비로소 2세대 아이돌이 탄생한 것이다. 팬들 또한 2세대로 진화했다. 앨범부터 콘서트 티켓까지 모든 것이 인터넷 안에서 이뤄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 예매 날짜가 다가오면 '어느 PC방이 제일 빠르다더라', '어디 도서관 컴퓨터로 예매하면 100% 예매할 수 있다'는 말까지 돌아다녔다.
 그 후 2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해체와 개인 활동을 반복하면서 주춤했던 가요시장은 3세대 아이돌의 등장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엑소'와 '에이핑크', '트와이스' 등 3세대 아이돌의 등장이다. 이전까지는 10대가 팬덤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3세대부터는 경제력을 갖춘 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30대로 구성된 팬덤은 예전보다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물량 공세'를 아끼지 않았다.
 4세대 아이돌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다. 직접 아이돌을 육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Mnet'의 <프로듀스 101>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데뷔시키기 위해서 인터넷 투표와 문자 투표는 기본이고, 아이돌 얼굴이 인쇄된 일회용 휴지를 나눠주거나 밥차를 빌려 음식을 주는 등 팬들의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다른 아이돌과의 합동 콘서트라도 열리는 날에는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무대를 위해 목이 쉴 때까지 응원가를 부르기도 한다.
 
아이돌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숭배는 이미 충분하다. 요즘 팬덤은 아이돌에게 '사회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걸그룹 '마마무(MAMAMOO)'의 일부 팬들은 지난 3월 콘서트에서 공개된 영상이 흑인 비하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소속사는 영상을 재편집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보이그룹 '빅스'의 팬들은 소속 래퍼 라비가 부른 곡 'BOMB' 뮤직비디오 영상 일부가 여성 혐오와 성 상품화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라비와 소속사는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장면을 즉각 삭제하기도 했다.
 이렇게 팬들이 아이돌에게 사회의식을 강조하는 건 아이돌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돌 팬덤의 대부분은 10대와 20대로 이루어진다. 10대는 학업과 대학, 20대는 사회와 일에 치이는 사회다. 이 때문에 아이돌을 통해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는 것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챙겨보거나 라디오 방송을 듣는 일이 취미가 된 사람도 있다. 김예은 씨(행정언론학부 2년)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건 삶의 활력소가 된다.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샤이니를 좋아하는 소윤정 씨(행정언론학부 2년)는 "노래를 듣자마자 반했다. 다른 노래를 더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팬들에게 아이돌은 어쩌면 지루한 삶의 비상구일지도 모른다.
 
삐뚤어진 마음을 이용하려는 팬덤
 한편, 팬덤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삐뚤어진 서포트 문화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팬덤은 팬클럽 사이트를 통해서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아이돌에게 밥차를 선물하거나 건강식을 챙겨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다른 팬덤끼리 경쟁이 붙어, 개인에게 과도한 금액을 내라고 강요하거나 아이돌이 SNS를 통해 언급했던 고가의 시계나 디지털기기 등을 선물하기도 한다.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팬심을 이용한 사기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아이돌 멤버의 홈마(홈페이지 마스터,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그곳에 직접 찍은 연예인의 사진을 업로드하는 팬)가 선물을 목적으로 돈을 걷은 다음 잠적하거나 횡령하는 사례들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이러한 팬덤 문화를 스스로 고치려는 노력들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숲 조성, 쌀 화환 기부 등 공익성을 고려한 활동들도 늘어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이돌이 삶의 활력소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은 법이다. 팬덤의 이미지는 지지하는 아이돌의 이미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팬덤 내의 분란이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이미지까지 망칠 수 있다. 아이돌은 팬들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아이돌 그룹 이름으로 기부된 돈은 분명 좋은 팬덤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아이돌에게도, 자신에게도 좋은 팬덤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민주 수습기자 hellomylady9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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