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세계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 외국의 관광객이 몰려올 만한 관광 상품이 풍성한 것도 아니다. 또 유구한 역사에 비해 전통문화도 그다지 상품화된 것이 없다. 개인주의와 물질 위주의 가치관에 문화예술도 오랫동안 천박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척박한 풍토에서도 새 희망이 생겼다. 경제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형태의 역동적인 문화가 잉태되고, 이것이 세계인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케이팝이나 드라마를 비롯한 한국의 대중문화가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호기를 활용하여 우리는 한국적인 가치와 정신을 담은 고품질의 문화를 재창조해야 한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빠른 경제 성장으로 우리의 삶은 한층 풍요로워졌다. 이 풍성한 문화 그릇에 무엇을 담을지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국의 전통을 되살리되 이를 문화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국가는 물론 대학에서도 진지하게 모색해 볼 때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담보하면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새로운 문화산업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지속 가능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전의식이 충만한 세계적인 문화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대학이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한국인 고유의 창조성을 이제는 문화라는 형태로 꽃피워 나갈 시점이 된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본교가 문화 인재를 양성하는 아시아의 중심 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빠르게 탈바꿈할 것이기 때문에 문화산업 시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서구 선진국들은 문화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원동력으로 인식하여 순수예술은 물론 대중예술이나 민속 문화 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문화산업은 세계 GDP의 7%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10% 이상 성장을 하고 있다. OECD 국가의 경우 문화산업이 국가 경제를 선도하여 연간 5-2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문화가 국가의 핵심 경쟁력이 되도록 많은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4억 명에 가까운 동아시아 권역에서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본교가 문화예술 시장의 확장성을 고려하여 문화 인재를 키우는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은 매우 고무적인 발상이다. 문제는 이 원대한 꿈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단기 전략도 없이 구호만 내세우면 자칫 '아시아 중심대학 문화 인재 양성'은 공염불로 끝나고 주위의 비웃음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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