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리대학 야구부가 대학야구로 떠오른 이유로 분위기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한편으로는 손동일 감독이 말한 내용과 선수들이 생각하는 분위기가 다르진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능력 있는 리더가 아무리 좋은 명령을 내리더라도 팀원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또한 지휘부에서는 겉으로 봤을 때 잘 진행된다고 생각하더라도 속에서 곪아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는 일들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걱정을 표정 밑에 숨기고 떠보듯 선수들에게 물어봤다. 훈련 분위기가 손 감독의 이야기와 맞는지. 다행스럽게도 선수들의 응답은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활력이 넘쳤다.
 남재율 선수는(사회체육학과 4년) "여타 학교와는 다른 화기애애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버지같이 편하게 대해주시는 감독님, 그리고 코치님이 그러한 분위기의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떠올랐다.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는 같다는 한자성어다.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면 허점이 보이는 한자성어지만, 적어도 이 경우에는 스승은 아버지처럼 선수를 대하고, 선수 역시 스승을 아버지처럼 따른다는 의미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 오윤교 선수(체육교육과 3년)와 백종수 선수(스포츠과학부 2년), 그리고 이상혁 선수(스포츠과학부 1년)도 남재율 선수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각 선수의 "실수를 해도 비난하지 않는 것"과 "강압적이지 않다", "운동하기에 좋은 분위기다"라는 평가 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장이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였다.
 요컨대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가슴속에는 우리대학 야구부가 지향하는 '자율적으로 즐겁게'가 깊이 새겨진 느낌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슬럼프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한때 각광받던 선수에게 어느 날 슬럼프가 찾아왔다. 하지만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를 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슬럼프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대학 선수들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었다고 한다. 남재율 선수와 오윤교 선수, 백종수 선수와 이상혁 선수에게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어봤다. 
 남재율 선수는 "운동을 더 많이 하거나, 아예 쉬거나 둘 중 하나를 상황에 따라 선택한다"고 한다. 특히 "안 될 때에는 억지로 붙잡지 않고 아예 손을 놓는다"고 말했다. 오윤교 선수는 조금 달랐다. "쉬면 잡생각이 많아진다"고 말하며, 오히려 운동량을 더 늘린다고 한다. 운동 이외의 방법으로 극복하는 선수도 있다. 백종수 선수는 운동을 하지 않고 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슬럼프를 넘길 때를 기다린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상혁 선수는 또 다른 유형이다. 연습에 나설 때는 시합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임하지만, 연습이 끝나면 야구에 관련된 일조차 손대지 않는다고 한다. 수많은 선수를 대표로 네 선수에게 물었지만, 야구부 선수들 모두에게는 각자의 해결책이 있을 것이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슬럼프가 무서운 것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유명한 샐러리맨인 하워드 캐칭스(Howard Catchings)는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슬럼프를 극복하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말했다. 만약 당신이 슬럼프에 빠져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길 바란다.
 
▲ 우리대학 야구부 선수들은 오늘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훈련에 임한다. 사진 : 임지환 수습기자
 
  조현범 기자 dial15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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