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한 이후 나라를 잃은 동포들이 여기저기로 방황하던 고통과 절망의 시기에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향후 전개될 세계정세와 문명의 양상을 통찰하면서 물질을 능히 지배할 수 있는 정신의 세력을 키울 것을 주창하였다. 우리대학은 고통의 바다로부터 모든 생명을 낙원으로 인도하려는 원불교의 정신에 바탕 하여 세워진 대학이다. "지덕겸수(知德兼修) 도의실천(道義實踐)"은 우리 대학이 이룩해야할 사명이다. 이 사명을 우리 개벽의 일꾼들은 어떠한 자세로 수용해야 할까. 
 첫째, 우리 개벽의 일꾼들은 역량을 키우고 성품을 가다듬어야 한다. 앞으로의 세계는 지식 그 자체보다 지식을 창출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때와 장소와 사람에 맞는 지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품격 지식과 더불어 뛰어난 퍼지 능력이 필요하다. 이분법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 상황에 적절한 논리, 남을 설득할 수 있는 실력, 실행 가능한 지식과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인내심, 성실성, 정직, 풍요의 마음 등은 어느 시공간에서만 요구되는 성품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배반하면 다시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시대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과 결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옛것을 살펴 새로움을 만들어낸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과정에서 '온고'와 '법고'에만 머물면 안 된다. 세상이 어디로 어떻게 향해 가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낯설고 기이한 것이 순식간에 세상의 표준이 되어버린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이제까지의 판단기준을 넘어서서 새로운 앞날을 주도할 줄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지금 세상의 모든 '갑질'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로부터 비롯되었다. 합법과 관행이라 하더라도 여러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면 그 합법은 수정되어야 하고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 사람에게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려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조직 안에 안주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조직의 행태가 세상의 흐름과 양립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개선을 해야 한다. 개인은 조직에 대해서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하고 조직은 그런 목소리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게 바로 개인과 조직이 생존하는 방법이고 윤리이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전대미문의 현실에 봉착해 있다. 이전부터 예견된 분명하고도 가시적인 어려움이다. 난관을 극복하려면 우리 모두 주도면밀한 개벽의 일꾼으로 재탄생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