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현 교수(중앙도서관장, 철학과 교수)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중앙도서관은 우리대학이 개교한 1946년 유일학림 부속도서실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고 학교가 점점 성장하면서 우리 도서관도 함께 커 나갔죠.
 그리고 1979년 연면적 1만 3,770㎡(지상 6층·지하 1층)의 건물(현 학생지원관)을 신축한 데 이어, 2012년 8월 연면적 1만 413㎡(지상 7층·지하 1층)의 최첨단 디지털정보시스템과 문화복합공간을 갖춘 현재의 중앙도서관 건물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앙도서관은 2016년 기준으로 145만 권 정도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보다 더 많죠. 당시 재정문제를 고려해 새로 지었던 작지 않은 규모였지만, 계속 늘어나는 장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했습니다. 현재는 중앙도서관의 자료실뿐만 아니라, 학생지원관 3, 4, 5층에도 따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학생지원관의 자료실에도 어느 정도의 도서가 모이면 지하로 내리고, 새로운 서책들로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또한, 의대도서관과 법학전문대학원 도서관으로는 각각 의학과 법학 관련 서적을 보내는 등 공간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도서관이 예전 개념의 도서관과는 매우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우리대학 도서관의 문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금의 중앙도서관은 옛날과는 공간적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지식이나 정보의 보존·입수·현상·배분하는 것이 과거 도서관의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문화공간'의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즉,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자료를 찾기만 하는 공간에서 문화생활도 병행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죠.
 중앙도서관은 학생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영상세미나실에서는 영화도 볼 수 있고, 어학 공부를 위해 오디오 시설도 갖춰놨습니다. 보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쉬는 것도 문화생활입니다.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쉬기도 하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거나,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카페처럼 자유로운 공간에서 대화도 마음껏 하고, 입과 귀가 즐거운 공간에서는 고급스러운 지식과 정보의 확산이라는 문화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1층 중앙 로비에서 반층을 올라가면 나오는 '복합문화공간'이 이런 공간이지요. 하지만 복합문화공간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공간을 더 확보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계속 고안하고 있습니다.
 
 우리 도서관의 자랑거리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다른 대학 도서관들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겠지만, 우리대학 도서관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과 '그룹 스터디룸'이나 '세미나룸' 같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자랑하고 싶어요. 실제로 타 대학 중에는 리모델링하거나 오래된 도서관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도서관에서는 '문화공간'을 따로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런 점에 있어 우리 중앙도서관이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우리대학 수목원에는 '숲속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데요, 여기엔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시집과 에세이와 같은 책이 비치돼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도 있어요. 물론 끊임없이 책을 교체하고 있죠. 이곳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열린 공간입니다. 지금 우리 시대가 유비쿼터스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 이런 공간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여러 대학들이 도서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서 우리대학 도서관에서도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먼저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행사는 문체부에서 주관하고 있는 행사입니다. 우리대학은 이 행사에 3년 연속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다 같이 돌자, 동네 인문학'을 슬로건으로 진행했는데, 무려 330명 가까이 참여했어요. 올해는 '내 마음에 향기를 담다'라는 슬로건으로 '차 문화'가 주제입니다. 우리대학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어, 도서관이 시민의 지식 정보 배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자정보박람회'라는 행사인데요. 전자매체를 만들고 배분하는 16개의 기업이 참여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저희는 매년 새롭게 나오는 전자 정보 시스템 기술들을 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 접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이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면 안 되겠죠. 때문에, 이러한 기능에 대한 정보와, 사용 방법 등을 설명할 수 있는 특강 및 학술세미나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음악 공연이나 미니북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과 같은 문화행사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어요.
 '책 나눔 행사'도 전자정보박람회의 한 프로그램인데요, 가지고 있는 책 중에 더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책 쿠폰과 교환해서 다른 필요한 책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입니다. 올해에는 오는 19일에 도서관 앞 광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진행할 예정이에요. 이 외에도 대학원생들에게는 논문 작성법을, 대학생들에게는 리포트 작성법을 알려주는 강연도 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고, 기타 학교 행사를 위해 장소를 대여해주거나 회화 작품을 전시하는 기능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도서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계획이신지 생각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먼저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디지털 학습정보 자원들을 활발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싶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통해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현재 환경에서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학습공간뿐만 아니라 대화공간, 문화공간을 더 확보해 나가려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박하는 등 토론하며 자라왔습니다. 저는 우리 학생들에게 이런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학생들끼리 생산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두 번째 목표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365일 쉬지 않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어요. 어떤 대학의 도서관은 저녁에도 학생들이 가득해 도서관에서 열기가 느껴집니다. 반면 우리대학 도서관은 방학이 시작되면 사람이 많이 줄어들어 조용합니다. 저는 도서관은 조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학교가 조용해도 도서관에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들어와서 책을 읽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유학생들이 사용하는 게 불편하지 않은 도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책자나 홈페이지를 통해 번역 기능 등을 지원하는 기본적인 것들은 잘 갖춰져 있지만, 유학생들이 직접 도서관을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유학생들이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소개하는 등의 노력을 더 해나갈 예정입니다.
 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이에요. 심장이 계속 뛰어야죠. 그래야 긴장도 하고, 보람도 느낄 수 있어요. 도서관은 조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공간입니다. 학생들이 그룹스터디룸과 같은 도서관의 시설을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시스템은 이미 다 갖추어져 있으니 이걸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몫입니다.
 관장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해 사물함을 추가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설치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처음 사물함을 만들 때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학생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서 무료로 사물함 시설을 제공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월별로 이용하는 것도 일별로 이용하는 것도 있고, 다행히 그걸 이용하면서 어느 정도의 사용료는 괜찮다고 학생들이 답변하더라고요. 학교의 재정으로 무료 사물함을 운영하고 그런게 사실 조금 힘들거든요. 그런데 우리 학생들 대부분이 괜찮다고 답변해줘서 수월하게 사물함을 만들 수 있었어요.
 
 최근 관장님께서는 범한철학회 회장에 선임되신데 이어, 대한철학회 차기 회장에 내정되셨습니다. 범한철학회와 대한철학회는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범한철학회는 우리나라의 전국 규모의 학회 중 하나예요. 학회 중에서도 규모로는 두 손가락에 꼽히는 철학회입니다. 범한철학회는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전국 학술지고요. 대한철학회는 경상도 영남을 중심으로 전국 학술지로 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순차적으로 하다 보니 회장을 맡게 됐어요. 회장의 역할은 다른 게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회적으로 시의적으로 필요한 의제들을 철학적으로 정확하게 잡아주는 것입니다. 또, 논의를 정리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관장님은 니체 철학의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철학자 니체은 어떤 사람인가 궁금합니다.
 니체는 굉장히 매력적인 철학자인 것 같아요. 제가 처음 니체를 접했을 땐 '신은 죽었다'는 허무주의를 처음으로 이야기한 철학자라고만 인식했었습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기존에 있던 것, 전통적인 것들이 모두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잖아요? 니체는 사람들이 기존에 생각해왔던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길을 마련해주는 파괴의 철학, 망치의 철학을 이야기했습니다.
 니체의 철학 안에는 생명의 철학이라는 게 있어요. 생명에는 힘이 있어야 하죠. 강자의 철학이라고 해요. 우리는 강자라고 하면 사회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강자를 떠올리는데요. 니체가 말하는 강자는 그런 강자가 아니고 자기극복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니체는 내면적으로 부족하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을 약자라고 생각했어요.
 니체는 "강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요.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 되는 삶. 인생에 끌려가지 않고 주인의 삶을 살아야 해요. 그러려면 나 자신을 긍정하는 게 먼저예요. 나 자신의 삶을 긍정해야 하죠.
 삶에 대해 생각하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하고, 또 사회를 비판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거기에 답을 주는 사람이 니체입니다. 문제 제기부터 치료 대안까지 니체의 철학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니체의 철학에 계속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나를 긍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세상의 시작은 나를 긍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도 밖으로 돌지 말고 안에서 답을 찾으라고 했죠. 진리는 내 안에 있어요. 그것을 찾으려면 자기긍정이 필요합니다. 학생 여러분이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의 주인이 됐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위치에서 스스로 관심 있는 것을 하세요.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며 대학생활을 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조현범 기자 dial159@wku.ac.kr
  정명선 기자 sjfkd191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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