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이 막을 열었다. 축구, 양궁 등 국내외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종목들 사이로, 새로운 종목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e스포츠'다.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시범 종목이니 만큼, 메달 순위를 정하기는 하지만, 국가별 메달 집계에 적용되지 않고, 메달 획득에 따른 혜택도 제공되지 않는다.
 
 e스포츠란?
 e스포츠는 전자 스포츠라고도 불리며,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는 '게임물을 매개(媒介)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쉽게 생각하면 '컴퓨터 게임'이지만, 현재 e스포츠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고려해보면 '고작' 컴퓨터 게임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번에 e스포츠 종목으로 선정된 게임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Ⅱ', '하스스톤', '위닝 일레븐 2018', '클래시 로얄', '아레나 오브 발러' 등 총 5개 종목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는 '스타크래프트 Ⅱ'와 '리그 오브 레전드'에 출전했다. '스타크래프트 Ⅱ'에 참가하는 조성주 선수와 '리그 오브 레전드'에 참가하는 고동빈, 김기인, 박재혁, 이상혁, 조용인, 한왕호 선수를 최우범 감독과 이재민 코치가 이끌고 있다.
 
  한국은 e스포츠 강국
 '리그 오브 레전드'는 각 팀당 5명의 선수들이 '영웅'을 골라 상대방의 본진인 '넥서스'를 파괴하는 게임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 여러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강세를 보여주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Faker' 이상혁 선수 등 국내에서 진행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리그 코리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로만 구성돼 주목을 받았다. 29일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에 1-3으로 패하며,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으나, 오는 10월 예정된 '2018 롤드컵'에서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Ⅱ'는 전작인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으로 3개의 종족 중 하나를 골라 전략을 세워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다. 다양한 유닛들을 생성해 적재적소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종목에 참여한 'Maru' 조성주 선수는 예선경기부터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보여줘 큰 기대를 모았고, 마침내 결승전에서 대만 'Nice' 후앙유시앙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게 스포츠라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특정 계층을 제외한 국민들에게 e스포츠는 아직 낯선 종목이다. 접해왔던 시간도 다를뿐더러, '스포츠'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스포츠는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대학에 다니고 있는 변준성 씨(행정언론학부 1년)는 "e스포츠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지 못할뿐더러, 장비와 환경 및 여건이 갖춰져야 하므로 제한적"이라고 e스포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반면에 양승범 씨(행정언론학부 1년)는 "스포츠는 운동에 한정돼있지 않고, 바둑도 아시안 게임에 채택됐다"며, "e스포츠도 경기장과 관중, 응원이 있고, 팀이나 스폰서도 일반 스포츠처럼 있기 때문에 충분한 허용 가치가 있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기도 했다.
 e스포츠는 다른 정식 종목에 비해 땀을 흘리는 경기가 아니다. '땀'은 노력의 산물로 여겨지며, 땀 흘리지 않고 게임만 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e스포츠 역시 노력 없이는 성과를 거둬낼 수 없다. 또한, 스포츠의 본질인 '건전한 경쟁'이 꼭 신체적으로만 이뤄져야 하는 것도 아니기에, 바둑과 같이 '정신적으로 상대와 경쟁한다'는 부분에서 스포츠로 인정받았다.
 'e스포츠'라는 명칭이 생긴 2001년 이후, e스포츠는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라는 타이틀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상대와 직접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모니터를 통해 대결하더라도 스포츠 정신에 의거한 '건전한 경쟁'을 지켜나가야 한다.
  조현범 기자 dial159@wku.ac.kr

  박재완 수습기자 bhbhyyy123@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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