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메시지의 출현도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카톡,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오가고 있다. 이러한 때 지인들끼리 가상공간에서 구어체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많아지게 된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한 번 알아두면 유용하게 쓰일 몇몇 형태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아래 (1)에 적힌 말들은 한자와 관련되어 있다. 원리는 생각보다 쉬우니 한자가 보인다고 해서 뛰어넘지 않길 바란다.

 
(1) 충원률, 출산율, 할인율, 취업률,
취직률, 이율, 환율, 선율, 산란율,
생존율, 선열, 선동열


 위에 적힌 말 중에서는 '충원률'과 '선동열'만이 잘못되었다. '충원율'로 적어야 하는데 이를 두고 왜 이리 어렵냐고 할지도 모른다. 원리는 간단하다. '이율(利率)'과 '선율(旋律)'을 예로 들어보자. 두 단어를 옥편에 제시된 한자 본음대로 표기하면 '이률', '선률'이 된다. 옥편에 '率'은 '비율 률', '律'은 '법칙 률'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률', '선률'로 적고 '이율', '선율'로 발음하라고 하면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옥편에 반해 '이율', '선율'이라고 적는 것은 바로 우리 한국인의 현실음을 고려한 조치이다.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바로 '소리대로 적되'가 우선적인 기준이 된다. '旋律'을 '선률'로 적게 되면 '설률'로 읽을 수밖에 없다. '순국선열' 또한 '순국선렬'로 적으면 '순국설렬'로 읽어야 한다. 'ㄴ-ㄹ'이 연속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ㄹ-ㄹ'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환경 즉 'ㄴ-ㄹ'이 연속된 '신라', '인류'를 생각해 보면 금세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신나의 통일', '인뉴의 기원'이라고 발음한다면 외국인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이상은 한자 '列', '烈', '裂', '劣', '律', '率', '慄' 등에 한하는데, 이들 한자 바로 앞 글자에 받침이 없거나 그 받침이 'ㄴ'이면 '렬', '률'로 적지 않고 '열', '율'로 적어야 한다는 규정과 관계된다. '렬', '률' 등의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는 틀리게 적을 사람이 별로 없다. 즉 '비열', '효율' 등을 '비렬', '효률' 등으로 적지 않는다는 뜻이다. '렬', '률' 등의 앞말이 'ㄴ'으로 끝나는 경우만 주의하면 된다. '충원+율/률'에서 '충원'이 'ㄴ'으로 끝나기 때문에 '충원율'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고, '충원률'로 적으면 '충월률'로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동열/선동렬', '차상열/차상렬', '김정열/김정렬'에서는 '열/렬'의 앞 받침이 'ㄴ'이 아니므로 '선동렬', '차상렬', '김정렬'로 적어야 한다. 출생 신고를 할 때 유용하게 쓰이니 반드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선동렬', '차상렬', '김정렬' 자신도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해질 것이다. '김성율/김성률', '강종율/강종률'도 모두 후자처럼 적어야 한다. '율/률'의 앞 받침이 'ㄴ'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류준열', '조한열', '박헌율', '정민율'은 '류준렬', '조한렬', '박헌렬', '정민렬'로 적어서는 안 된다. '열/렬 ; 율/률' 앞의 받침이 'ㄴ'이기 때문이다.
 한편 '力', '龍'은 뒤에 놓이더라도 '력', '룡'으로 적는바 이 또한 우리의 현실 발음과 관계된다. '시력/동력', '비룡/계룡' 등을 보면 우리의 현실 발음과 표기의 관계를 잘 알 수 있다. '력(力)', '룡(龍)'과 같이 '론(論)', '료(料)', '령(嶺)' 등도 비어두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옥편의 음대로 적으면 된다. '론(論)', '료(料)', '령(嶺)' 앞말이 ㄴ으로 끝나든 모음으로 끝나든 간에 원래의 음대로 적는다는 것이다.


(2)가. 자본론/이론 --- 論
나. 출연료/원고료 --- 料
다. 대관령/조령 --- 嶺


 오로지 '렬', '률'의 경우만 주의하면 된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면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3)가. (이익률 이익율)
나. (정답률 정답율)
다. (불문률 불문율)
라. (백분률 백분율)
마. (참가률 참가율)


 (3가)와 (3나)는 전자가, (3다) ~ (3마)는 후자가 옳은 표기이다. (3다) ~ (3마)의 경우, '율/률' 앞의 말이 'ㄴ'이나 모음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 원리는?
 일반적으로 '율/률'을 제외한 앞말이 'ㄴ'이나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만을 주의하면 된다. 특히 'ㄴ'인 경우 '불문율'로 적지 않고 '불문률'로 적으면 '불물률'로 읽어야 함을 염두에 두자.

 ☞ 참고
 '선율/선열'의 잘못된 표기 '선률/선렬'과 관련하여 '신라면'과 '원룸'의 발음에 대해 살펴보자. 신라면'과 '원룸'은 '실라면∼신나면', '월룸∼원눔' 두 가지 중 하나로 발음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신라면', '원룸'을 글자 그대로 발음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제 '신라면', '원룸', '신라', '인류' 등을 글자 그대로 발음하려는 젊은 세대도 확인된다. 소위 'ㄴ' 다음 r 발음을 하는 듯하다. '손 안의 멋진(?) 기계' 때문에 대화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 참고 한글 맞춤법 제11항 [붙임1]
 다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ㄴ       ㄱ   ㄴ
(나열 나렬)     (분열 분렬)
(치열 치렬)     (선열 선렬)
(비열 비렬)     (진열 진렬)
(규율 규률)     (선율 선율)
(비율 비률)     (전율 전율)
(실패율 실패률)   (백분율 백분률)

임석규 교수(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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