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 기자

 TV 프로그램 '아빠본색'에 나온 A 씨는 6남매의 아빠다. 프로그램 장면 중에는 A 씨 가정의 한 달 생활비 명세가 공개돼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 이유는 한 달 고정 지출액이 955만 원가량이었기 때문이다. 고정 지출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면, 교육비 200만 원, 관리비 55만 원, 식비 400만 원, 차량 유지비 등으로 나가는 돈으로, 실상 A 씨 본인이나 아내에게 투자하는 금액은 거의 없었다. 이에 A 씨는 "도저히 줄일 게 없다"며 난감해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남녀 1만  3천3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전국 결혼·출산 동향 및 출산력·가족 보건복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총양육비는 3억 896만 원, 월 양육비는 118만 9천 원이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아주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8년 전에 비하면 18%, 14년 전에 비하면 59%나 늘어난 액수다. 또한, 경상북도 물가관리 시스템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58.4%가 자녀 양육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위 설문을 토대로, A 씨 집안과 같은 다자녀 가정뿐만 아니라 가정 내 한 명이나 두 명의 자녀가 있다 해도 양육비, 생활비가 많이 들고 있으며,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가정 내의 양육비와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아동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기본적 권리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 '아동수당' 정책이다.
 아동수당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도입돼 시행 중이다. OECD의 35개 국가 중 우리나라와 미국, 멕시코, 터키를 제외한 31개국이 도입 및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동수당 도입 이전에 아동 관련 공공지출 비중이 OECD 주요 국가의 평균 절반에 불과했다. 2018년 9월부터 아동수당정책을 OECD 국가 중 32번째로 도입하게 되면서 세계의 발걸음에 맞춰가기 시작한 것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 국가는 아동수당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예로, 프랑스는 출산장려정책을 목적으로 아동수당과 더불어 가족수당까지 확대해 시행하고 있는데,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확대된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이 정책을 통해 합계 출산율이 0.7명에서 0.9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와 유사한 사회구조를 갖고 있는 일본도 심각성을 느끼며 오래전부터 아동수당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72년에 도입됐으며, 건전한 아동육성과 아동 양육자의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현재는 소득이나 출생순서에 관계없이, 아동이라면 누구나 아동수당을 지급받고 있다고 한다. 그 내용으로는 0~3세 미만은 1만 5천 엔(약 15만 원), 3세부터 초등학생은 첫째나 둘째일 경우, 1만 엔(약 10만 원), 셋째일 경우 1만 5천 엔(약 15만 원)을 매월 받고 중학생은 1만 엔(약 10만 원)을 받는다.
 이번 달, 9월 아동수당정책은 처음 시행되기 때문에 허술한 점도, 어색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동수당이 생활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있으랴. 그렇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 아동의 양육권 부담으로 인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아동의 유기 및 방임을 미리 방지하고, 아동의 복지권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모든 아동이 건전하게 성장, 발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국, '아동수당'은 사회 전체에 큰 도움이 되는 정책이 돼야 한다. 아동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자 꿈나무이다. '아동수당'은 어른들이 아동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지 않을까 싶다.
 
정은지 기자 dytjq0118@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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