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고 드러나던 사학 비리가 급기야 사립유치원에서도 불거졌다.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영역인 교육을 개인에게 맡긴 결과, 상상할 수 없는 행태의 비리가 어린이집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일부 사립교육기관에서 자행되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동안 교육 관계부처는 대입제도 개편과 고교 무상교육 조기 시행 그리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영어교육 허용 등의 문제에 매달리면서, 정작 교육의 근본에 대한 논의는 해보지도 않았다.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각종 비리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를 사립유치원 비리만 해도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문제이기에 일시에 해결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일부 유치원에서 드러난 비리 문제는 학교 교육 문제 전반에 접근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교육은 우리 사회 전반의 바탕이 되고, 모두가 지향해야 할 궁극의 가치를 제시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교육의 대전제를 세워야 한다. 교육개혁 문제가 계속 대두되었지만 그때그때 불거지는 당장의 문제 해결에 급급하거나, 특정 단체나 기관의 주장에 끌려가다 결국 지엽적인 것에 국한되고 말았다.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는 지금이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교육개혁의 기회이다. 
 '백년대계'의 교육,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의 대전제, 즉 교육 철학과 방향을 세워야 한다. 누적된 교육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작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교육공약이다. '옥상옥'이 아닌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에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대전제를 세우고, 그것에 입각한 실질적인 개혁 방안과 실행력을 통해 학교 교육 환경 변화를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정부의 의지와 정책의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교육을 통해 공동체의 시민, 즉 헌법에 명시된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인간으로서의 권리, 개인적·집단적 가치의 실현,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깨치도록 하는 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강조되는 판단력과 비판력을 키우고, 적절한 논의를 펼칠 수 있는 소통능력을 함양토록 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미래 세대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교육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인지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현실 속에서 그런 삶을 일구어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배우고 익혀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교육이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한 한 줄 세우기식 경쟁이나 입시 준비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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