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영상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착용한 티셔츠가 화제를 모았다. 해당 티셔츠에는 광복을 맞이한 선조들의 모습과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것을 이미지화한 사진이 담겨 있었다. 일본에서는 원폭 사진을 두고 반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본 현지에서 예정돼 있었던 방탄소년단의 방송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논란은 그동안 일본이 갖추고 싶어 했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대해 해외 매체들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만큼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추었다는 방증이기도 한 방탄소년단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세계에 스며들면서도 맞춰진 틀을 깨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불러온 효과에 대해 <원대신문>은 알아보고자 한다.
아이돌과 아티스트, 그 중심에 서 있는 BTS
방탄소년단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음악성'이다. '음악성'이란 단지 귀로 음악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음악을 이해하고, 아름다움에 감동할 수 있으며, 음악적 표현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요약하자면 음악의 감상·이해·표현의 가능성을 종합한 것이 음악성이다.
방탄소년단은 독특한 '음악성'을 갖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노래다. 흔한 노래 가사들처럼 사랑과 이별에 관한 곡들도 있지만, 데뷔곡 'No more dream'과 첫 미니앨범 타이틀곡인 'N.O'처럼 청소년에게 "너의 진짜 꿈을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도 있다. 또 사회비판 내용이 담긴 노래들도 눈에 띤다. 대표적인 예시로 'Am I Wrong'이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은 나향욱 전(前)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 돼지다" 발언을 비롯한 그 당시 국가 상황을 풍자한 노래다.
이들의 '음악성'에 독특함을 더해주는 요소로는 흔치 않은 소재를 다뤘다는 점 또한 돋보인다. 대표적으로 'Whalien 52', '134340' 이 두 곡을 뽑아볼 수 있다. 먼저 'Whalien 52'의 주체는 보통 12~25Hz로 대화하는 고래들과는 달리 홀로 52Hz의 소리를 내는 고래에 대한 이야기다. 다음으로 '134340'은 2006년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며 '134340 플루토'라는 이름을 얻고, 태양계에서의 지위를 박탈당한 명왕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음악성'의 두 번째는 퍼포먼스이다. 아무나 쉽게 소화해내지 못하는 그들만의 안무 퍼포먼스, 무대 장악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양한 퍼포먼스 중에서도 특히 다수의 댄서들과 함께하는 대형 퍼포먼스가 인상깊다. 대표적으로 'IDOL'과 'Not Today'등이 있다. 많은 댄서들과 합을 맞춰 군무를 하는 부분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세 번째 음악성은 방탄소년단의 앨범 속에 담긴 '이야기'이다. 방탄소년단의 뮤직 비디오 부분마다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재미난 요소다. 특히 '화양연화' 시리즈의 프롤로그 비디오와 에필로그 비디오, '윙즈' 시리즈의 7개 단편 영화, 마지막으로 '러브 유어셀프'시리즈의 기·승·전·결 단편 영화까지 있다. 시리즈마다 나름의 심오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비디오 해석본을 내달라고 요구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성이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퍼져 나간 가운데 유튜브는 해외 팬들을 유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방탄소년단의 영상을 봤지만 그들의 군무 퍼포먼스와 진정성이 담긴 모습들이 점차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오면서 해외 팬들은 증가하기 시작했다. 해외,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큰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마침내 지난 5월, 미국의 메인 차트 중 하나인 '빌보드 200'의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하면, '싸이가 먼저 올리지 않았나.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는 한국 최초가 아니다'라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러나 싸이가 1위 한 차트와 방탄소년단이 1위를 한 차트는 다르다. 방탄소년단이 1위에 이름을 올린 차트는 '빌보드 200'이라고 불리며, 이 차트는 싱글곡이 아닌 앨범 자체의 순위가 매겨지는 곳이다. 이들은 5월 발표한 정규앨범 <러브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018년 8월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로 빌보드 200에서 또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영어가 아닌 외국어 앨범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같은 해 2번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은 2006년 영국 그룹 일 디보의 앙코라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BTS 월드투어, 세계를 아우르는 소리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말부터 약 80만 명의 팬들과 소통하는 월드 투어를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1위에 오른 뒤, 처음 열리는 순회공연이라는 점에서 세계 팬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미국과 캐나다 7개 도시에서 15회 공연을 열어 총 22만 명의 팬과 만난 후,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을 순회한 유럽투어에서 10만 명의 팬을 만났다. 해외 언론도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주목하며 연일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은 프랑스 파리에서 한불 우정콘서트에 출연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며 당시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일정에 아시아 4개 지역을 더했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현지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이에 따라 8월 25~26일 서울에서 포문을 열었던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투어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20개 도시에서 41회 공연으로 규모가 확장됐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서울과 유럽, 일본, 북아메리카 공연 티켓을 모두 조기 매진시키기도 했다.
퍼져나가는 BTS 효과
한편, 방탄소년단이 연이어 신기록을 써내려간 바와 같이 'BTS 효과'에 주목하는 이들이 있다. LG전자는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콘서트와 연계한 마케팅으로서, 미국 뉴욕 공연 일정에 맞춰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를 시작으로 16개 도시에서 펼쳐질 '러브 유어셀프 월드투어'의 콘서트장에 'BTS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또한, LG전자는 SNS를 통해 방탄소년단 팬들이 신청한 뮤직비디오와 응원 메시지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LG전자 전광판에 상영했다. 이 콘텐츠는 약 한 달 동안 6천 200만 뷰를 기록하며 해외 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데 힘을 보탰다.
더해, 방탄소년단을 조명한 책 'BTS 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가 지난 5월 미국에서 영문판으로 발간돼 현재 판매 중에 있다. 이 책은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 요인을 분석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저자 구자형씨는 "청춘을 위해 기꺼이 방탄조끼가 되고자 한 방탄소년단의 음악철학에 공감해 집필을 시작했다"고 책을 통해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지난 15일에는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가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동시 개봉됐다. 방탄소년단의 첫 번째 영화가 국내외의 관객들과 만난 것이다. 영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19개 도시, 40회의 공연, 55만 석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료한 월드 투어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3 윙스 투어'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는 개봉 하루 전, 예매 관객 수 15만 명을 돌파하면서 실시간 예매율이 27.8%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처럼 극장가에서도 방탄소년단 열풍이 일고 있다.
한글의 세계화에 길을 만들다
방탄소년단이 불러온 열풍은 한글의 세계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해외 팬들은 그들의 노래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번역만으로는 음미하지 못하는 가사의 의미를 완전히 파악하고자 배우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영국 BBC 방송은 2013~2016년 미국 대학에서 언어 전공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어 전공 선택은 오히려 16% 증가한 것을 언급하며, 방탄소년단 등 K-POP의 인기가 세계 곳곳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의 경우 한국 역사를 연구하는 안드레 슈미트 교수는 "토론토대학은 한국어 수강생이 10년 전에는 30명에 불과한 것에 비해 현재 150명으로 늘어났으며, 수강 대기인원도 넘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글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한류와 우리말 확산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달 24일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은 "해외 많은 분이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한글 공부도 많이 한다고 해서 굉장히 뿌듯하다.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협업했던 'LOVE MYSELF' 캠페인이 1주년을 맞이했다. 이는 '진정한 사랑의 시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하는 캠페인이다. 방탄소년단은 'LOVE MYSELF'캠페인을 기반으로 유니세프와 'END violence' 프로그램도 함께하고 있다. 'END violence'는 글로벌 아동 청소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LOVE MYSELF' 캠페인을 통해 전달된 기금들은 전액 'END violence'에 지원되고 있다. 이 기금에는 방탄소년단과 방탄소년단 팬들의 실질적인 기부 역시 담겨져 있어서 뜻깊은 것으로 보인다. 유니세프와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어린이들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낸 지 일 년 만에 기부금은 16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9월 24일 방탄소년단은 'LOVE MYSELF' 캠페인의 연장선으로서 UN 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연설을 맡은 방탄소년단 멤버 RM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므로 한발 더 나아가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고,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전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21세기 비틀즈'라는 별명을 얻은 방탄소년단의 열기는 어디까지 갈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곤 멤버들 본인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너무 높게 날고 있는 것 같다. 구름 위는 항상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래를 보면 때론 두렵기도 하다. 우리 함께 날고 있음에 용기를 얻는다. 추락은 두렵지만 착륙은 두렵지 않다"라는 방탄소년단의 생각처럼 언젠가 이들도 지금보단 지칠 것이다. 그렇지만 옆에서 날개가 돼준 수많은 팬들이 있기에 그들은 오늘도 힘껏 비행한다. 앞으로 BTS의 영향력을 비롯한 K-POP의 입지가 더욱 넓어지길 바란다.

  이상미 수습기자 sangmi0407@wku.ac.kr
홍민지 수습기자 ghddl9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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