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른 생각을 떠올릴 테지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첫사랑은 '후회'라고 말이다. 필자가 첫사랑을 후회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어설펐던 시절에 상대방과 잘해보려고 했지만,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잘해낼 수가 없었다. 어쩌면 처음이기에 실패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처음과 같은 실수를 범해 느낄 후회는 덜할 것이다.
여기 처음이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첫사랑을 한 황우연(김영광 분)과 환승희(박보영 분)가 있다. 황우연과 환승희의 이야기는 영화 <너의 결혼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중학교 체육 교사로 재직 중인 황우연이 책상에 놓인 환승희의 청첩장을 보고 회상에 빠진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황우연은 전학 온 환승희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래서 황우연은 환승희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이로써 둘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듯했으나 갑자기 환승희가 전화 한 통을 남기고는 떠나버린다. 1년 뒤, 황우연은 우연히 환승희가 다니고 있는 대학을 알게 돼, 엄청난 노력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다. 하지만 환승희에게는 남자친구인 이윤근(송재림 분)이 있었다. 그래서 둘의 만남은 다시 실패하게 된다. 그 이후에도 둘은 만날 수 없었다. 황우연의 군대 입대, 황우연의 여자친구인 박민경(서은수 역)이 그 이유였다. 이런 상황으로 영화에선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우린 왜 항상 엇박자였을까? 결국 사랑은 타이밍이다. 내가 승희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게 운명이고, 인연인 거다"고 말이다.
이 대목에서 '사랑은 타이밍이다'를 절실히 느끼게 됐다. 황우연이 환승희를 좋아하는데, 남자친구가 있어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고, 군대라는 상황 등 둘 사이는 항상 타이밍 때문에 엇갈렸다. 혹여나 둘이 만났을 시점에 상황이 달랐더라면, 둘은 더 일찍 만났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타이밍'이라는 것은 사랑뿐만 아니라 친구, 부모와 자녀 등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예를 들어, A 씨와 B 씨를 친구 사이라고 가정해보자. A는 B의 핸드폰 액정을 깨뜨려 이 사실을 B에게 말해야 한다. 그래서 A가 이 같은 사실을 말하려고 할 때 B의 기분이 매우 안 좋다면, A는 B의 기분이 좋을 때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을 겪을 것이다. 이 예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타이밍으로 인해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고로 우리는 타이밍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게 사랑이든, 우정이든 말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우여곡절 끝에 황우연과 환승희는 적절한 타이밍에 다시 만난다. 둘은 아무런 상황에 제재를 받지 않고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황우연과 환승희는 다투게 돼 결국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환승희는 외국으로 떠나게 된다. 그렇게 사이가 끝나는 줄 알았으나, 환승희는 황우연에게 찾아와 자신의 결혼 청첩장을 건넨다. 황우연은 결혼하는 환승희에게 찾아간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내 인생에 불쑥 나타나 줘서 고맙다"였다.
내 인생에 불쑥 나타나 줘서 고맙다는 말이 여운을 남겼다. 생각해보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누가 나와 가까워지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가까워져 내 인생에 일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와 친해지고 싶었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힘들 때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할 수 없는 일에 처했을 때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같이 기뻐해 주고, 슬플 때 같이 울어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이제는 나도 누군가의 삶에 불쑥 나타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누군가의 인연이고, 운명이라면, 나는 그의 삶을 좋은 쪽으로 기울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게 사랑이든, 우정이든 말이다.

  정은지 기자 dytjq0118@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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