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여 말하는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있다. 연애, 결혼, 주택, 인간관계 등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N포세대에게 위태로운 삶을 살지만 '소확행'으로 오히려 굳건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미소'를 소개해주고 싶다.

 미소는 일주일에 3번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하루에 4만 5천 원을 받는다. 한 해가 지나고 물가가 오르면서 미소에게 작은 위안이 돼주는 담배, 위스키의 값도 오르게 된다. 월세마저 오르자 미소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작은 방안에서 가계부를 써보니 합계 '―6,000'이 미소를 괴롭힌다. 볼펜은 '위스키', '담배'라고 적힌 글자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그 위에 적혀있는 집. 결심에 가득 찬 손이 '집'이라는 단어 위로 빗금을 긋는다.
 결국 방을 빼기 위해 창고에 묵혀둔 짐을 정리하는 미소는 대학시절 밴드로 활동했던 사진을 보며 추억을 회상한다. 그리고 담배를 물며 밴드 멤버들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생각에 잠긴 얼굴로 쳐다본다. 그렇게 자발적 홈리스를 선택한 미소의 여행이 시작됐다.
 첫 번째로 찾은 사람은 혼자 지내며 대기업에 다니는 문영(베이스 기타)이다. 그러나 그녀는 "잠자리가 예민해서… 어쩌지?"라며 거절한다. 두 번째로 고지식한 시댁에 얹혀살고 있는 현정(키보드)에게 찾아갔다. 그것이 부담스러웠던 미소는 하룻밤만 머물다 다른 곳을 찾아 떠났다. 동생인 대용(드럼)은 번듯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으나 행동은 그렇지 못했다. 결혼 8개월 만에 이혼해 술과 눈물로 슬픔을 달래고 있었다. 이곳도 남자친구 한솔에 의해 다른 곳을 찾아야 했다. 남자친구도 기숙사에 살아 같이 있을 수 없었다. 남자 선배인 록이(보컬)의 집에 가게 된 미소는 뜻 모를 친절과 과잉된 행동에 의아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것이 록이 부모님이 노총각 록이를 결혼시키려 꾸민 의도라는 것을 알고 도망친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정미(기타)였다. 남편 덕분에 좋은 집에서 지내는 정미는 대학 시절 미소에게 받았던 도움을 이유로 친절을 베풀었지만, 남편에게 자신의 과거를 들킬 뻔하자 100만 원짜리 수표를 주며 미소를 내보낸다. 미소는 돈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갈 데가 없어진 미소는 머물곳을 위해 다시 방을 구하러 다닌다. 저렴한 방을 찾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미소에게는 부담이다. 집도 없는데 옆에 남아있던 남자친구 '한솔'이 돈을 벌기 위해 사우디라는 먼 곳으로 2년 동안 떠난다고 전한다. "나는 담배, 위스키 그리고 한솔이 너. 그게 내 유일한 안식처야" 미소는 돈이 없어도 담배, 술, 사랑하는 너만 있으면 된다고 외쳤다. 너 없이 어떻게 살아가냐며 말이다. 그럼에도 한솔의 의지는 확고했다.
 끝내 위스키값도 담뱃값도 오르고 한솔이도 떠났다. 미소의 고용주인 민지가 밤일로 임신하자 일자리까지 잃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녀는 영화 끝까지 자신의 행복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미소가 한강에서 텐트를 치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영화의 막이 내린다.
 영화는 미소라는 존재를 통해 계속해서 '소확행'의 모습을 보여준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포기하기 힘든 '집'을 포기한 미소는 작지만 확실한 자신만의 행복으로 작은 미소를 지으며 하루를 채워나간다. 그게 미소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런 미소에게 영화 속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생각으로 한마디씩 건넨다. 사실 그 모습은 이 영화를 접한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그 둘을 겹쳐보면서 필자는 '평범함과 정상이라는 범주에 들어가기 위해 고되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은 미소의 삶의 방식을 부정하는 사람들 역시 그토록 갈망해 얻은 '집'이 행복한 안식처가 돼주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서 가끔은 '미소'처럼 자신만의 '소확행'을 추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인화 수습기자 aksmfl2@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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