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상하이는 임시정부가 한동안 활동했던 곳으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도시이다. 또한 근현대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알려진 중국의 도시이며, 현재는 국제도시로 유명하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오고, 수많은 외국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곳, 중국의 실질적 경제 중심지, 그곳이 바로 상하이이다. 이렇게 익숙한 도시이지만, 우리는 과연 상하이에 대해서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을까? 그동안 우리는 지역을 알기 위해 기존의 편중된 시각이 아니라 지역이 보유한 다양한 지역성을 공간이라는 틀을 통해 복합적으로 분석 및 고찰할 필요가 있다.

 상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직할시이자 경제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북위 31도 14분, 동경 121도 29분에 위치한 이곳은 동쪽에 서해와 만나는 곳인 장강 삼각주에 자리하고 있다. 북쪽에는 장강이, 서쪽으로는 장쑤성과 저장성에 맞닿아있으며, 남쪽으로는 항저우 만과 접해 외부로부터의 접근과 내륙으로 확장에 매우 유리하다. 시의 전체 면적은 6340.5km²로 서울시 면적의 약 10.5배이고, 그 중 시 직할구의 면적은 2648.6km²이다. 총인구는 2,418만명(서울은 약 1,000만명), 행정구역은 16개구(區)로 이루어져 있는 국제도시이다.

상하이, 금융업, 제조업, 최첨단 기술과 정보, 고급 인력 결절지
글로벌 기업들 중국 시장 테스트 베드(Test Bed)로 상하이 선호

 

 

 상하이 지명의 유래는 진(晉)나라 시기에 현 상하이 일대를 신(申, 초나라 재상 춘신군에서 유래) 혹은 호 물고기를 잡는 대나무 기구에서 유래)라는 지명으로 불렀는데, 이 약칭이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이후 북송(北宋) 시기에 장강의 하류(현재의 와이탄外 일대를 상해포(上海浦)로 불렀고, 원나라 때 상하이현(上海縣)이 설치되면서, 현재 상하이의 지명 어원이 성립되었다. 이후 상하이는 근대사에 등장하게 되는데, 19세기 중반인 1842년 중국 정부는 영국 함대가 개방 요구를 하며 해안 지역에 포격을 가한다. 이때 함락당한 곳이 바로 상하이다. 이 사건으로 중국은 영국에 치욕적인 개방 조약이었던 '난징조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난징조약을 통해 상하이 등 5개 항구가 대외 개방되면서 조계지가 설치되었고, 이후 상하이는 이국적인 거리풍경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후 1921년 신해혁명 당시 쑨원이 상하이에서 국민당 정부를 개편, 제1차 국공합작을 실현시켰는데, 상하이가 그 거점으로 이용되면서 역사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927년에 현(縣)에서 특별시로, 1930년에 직할시로 승격되었다.

 현대적 의미에서 상하이가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중국의 개혁개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은 1970년대 중반까지 마오쩌둥에 의해 추진되었던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경제적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나 1978년 덩샤오핑이 선부론에 입각한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중국은 개혁개방의 물살에 휩쓸리게 되었다. 이 개혁개방으로 인해 도시지역으로 적극적 외자유치가 진행되었고 연안부의 여러 도시에 경제특구 및 경제기술개발구가 설치되었다. 상하이 역시 1984년에 개방도시로 지정되면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2018년 주요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상하이가 중국의 도시 중에서 가장 많은 발전을 달성한 도시임을 잘 알 수 있다. 상하이의 지역총생산(GRDP)은 3조2700억 위안(US4800억$)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US2만$을 기록했다. 중국 전체의 국내총생산이 US13조3200$, 1인당 국내총생산이 US9천$임을 감안할 때, 월등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듯, 상하이는 중국의 금융업, 제조업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고, 최첨단 기술과 정보, 고급 인력이 모이는 결절지역이다.

 이와 같이 상하이는 명실상부한 중국 내 수위도시로 성장하였다. 그리고 그 성장 원인은 앞에서 제시한 지역적 배경 및 지역 자산을 분석함으로써 알 수 있다. 첫째는 상하이의 지리적 위치에 따른 국제적 접근성에서 우위이다. 상하이는 중국 동남부 해안가에 위치하여 항만과 공항의 운용에 이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장강삼각주에 위치하고 있어서,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물산의 혜택을 받아 전통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다. 결과적으로 상하이의 이러한 입지조건은 외자기업의 진입을 용이하게 만든다. 그 결과 지역 내 자본과 재화를 풍부하게 만들고 이를 축적 및 순환시켜 새로운 경제적 발전의 기틀을 제공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둘째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개방성이다. 상하이는 현재에도 조계지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유산 보존의 의미보다 활용 측면에서 지역 특색을 확보하게 되는 활용 측면에서의 합리성이 도출된다. 즉, 상하이 지역은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외자 기업에 대한 문화적 관습의 벽이 낮다. 따라서 외자 기업은 지역적 배타성을 배제함에 따른 경영 리스크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 결과 상하이는 외자 기업에게 중국 시장 테스트 지역 혹은 초기 진출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전히 상하이의 자유무역시범구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변의 루자주이(陸家嘴) 금융지구, 진차오(金橋) 개발구, 창장(長江) 첨단기술단지로 확대되는 모습은 이와 같은 사실을 잘 드러낸다.

 셋째는 합리적이며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다. 이는 상하이 사람들이 갖는 상업에 대한 인식의 핵심이다. 상하이의 상계는 개항이후 안후이(安徽) 상인이 주가 되어 형성되었는데,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면서 상하이가 중국 경제의 선두에 서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후 상하이는 개항지에서 외국과의 모험적인 교류를 통해 부를 이뤘다는 맥락에서 자부심과 개척정신을 중시하게 되었다. 이러한 지역적 특징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사람들은 기업들이 추진하는 다양한 신제품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으며, 이러한 자신들의 습관이 중국의 기술적 성장을 견인한다는데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테스트 베드(Test Bed)로 상하이를 선호하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상하이 지역요소들에 대해 성장 원인 분석을 했으며, 현재 상하이의 특징을 도출하였다. 상기와 같은 지역 분석은 지역 내 내재된 단편적 지식들을 추출하여 공간 요소로 활용하고 이를 관통하는 특징인 지역성으로 도출하는 것이다. 그 결과 상하이 지역을 특징짓는 다양한 지역성이 현재의 상하이라는 공간을 규정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다양한 지역 요소들에 대한 분석 방법은 우리가 궁금해 하는 이벤트의 진의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다. 우리는 향후 이러한 방법들을 체득하고 활용하여 더욱 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자영 교수(한중관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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