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결혼, 출산, 취업, 주택 구입, 인간관계, 희망마저 포기한 채 살아가는 'N포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사토리세대(달관세대) 같은 자포자기한 세대를 만들었는데, 이런 일본의 현상이 우리나라의 현실이 되고 있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 3월 10.8%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알바 한 시간이라도 더 하고 싶은 '잠재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한 '청년 확장실업률'은 1929년 미국 대공황에서나 봤던 25.1%를 기록하고 있다. 체감 실업률 반영을 위해 2015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 청년 4중 한 명은 취업자 기준인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더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40만 명을 넘고, '그냥 쉰다'는 청년 구직 단념자가 30만 명이라고 한다. 수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재앙이다. 그런데도 공시생이 증가하는 이유는, 스펙이 좋아도 민간 기업에 취업하기 힘들고 창업을 하려고 해도 실패한 경우 재기하기 힘든 현실 때문이다.
지난 정부는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임금을 보전해주는 재정투입을 하고, 기업 세제 혜택을 줌으로써 중소기업 취업자 수를 늘리려 했다. 한편 이번 정부는 청년 취업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자들이 5년간 일했을 때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통해 3,000만 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취업준비생을 돕는다는 취지로 시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가 최근 시작됐다. 청년 8만 명에게 월 50만 원씩 6개월간 지원하는 사업으로 1천58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10조 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을 청년 일자리에 쏟아 부었으나 청년실업률은 계속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세금을 일자리 창출에 사용하고 있는데도 왜 취업률은 증가하지 않는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는 직장이 많아야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12개월째 제조업 일자리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 고용의 대부분(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고용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구조나 노동구조 개편과 같은 근본적이고 정책을 추진하여 양질의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청년 수당을 비롯해 중소기업 취업 청년들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는 보여주기 식의 단기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의 희망인 청년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고 희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학교 모두 협력하여 청년들의 취업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취업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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