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맞춤형 교육에 대한 논의가 많다. 대학 교육에서는 무엇보다 배출된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 등 대졸자를 고용하는 수요처의 요구에 맞추는 교육을 수요 맞춤형 교육이라 부르고 이를 위한 산학협력 활동을 적극 추구하기도 한다. 각 대학들이 연결되어 있는 기업에 학생들을 보내 인턴으로 일을 하게 하거나 실무를 배우게 하는 현장학습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건 산학협력 활동의 기본 노력이 되었다.
어떤 대학 교육이든 특정한 인재상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렇게 배출된 인재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다시 말해 많은 기업에서 높은 임금을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인재가 되도록 노력하는 점은 사실이다. 대학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출신 인재의 취업률이 되고 있는 현실도 수요 맞춤형 교육에서의 수요자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이 논의에서 간과한 중요한 사실이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어떤 기업의 수요, 그 중에서도 어떤 직무에 필요로 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적합한가이다. 어떤 특정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만을 잘 익혀서 그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면 수요 맞춤형 대학교육이 이루어진 것인가? 대학 졸업 후 첫 번째 직장에 취업하는 게 가장 중요한 현실에서는 여기에 맞추는 것까지가 대학 교육의 역할이 되기 쉽다. 만약 산업화 시대처럼 대부분 하나의 직장이나 기업에서만 근무하면서 한 평생을 보내는 시대였다면 이러한 대학교육으로 충분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인생 이모작을 넘어 소위 N-Job의 시대라고 얘기할 정도로 계속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자신의 역량을 개발해 나가야 하는 시대이다. 따라서 특정 기업의 수요에 맞추는 교육이 수요 맞춤형 교육일지는 의문이 된다.
다른 한 가지 간과된 사실은 배출된 인력의 꿈이나 역량이 어디에 적합한가이다. 각자의 역량에 맞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해서 찾아나가고 꿈을 이루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게 대학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고, 이를 맞춰주는 교육이 대학 교육의 진정한 본분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교육은 대학을 졸업한 인재라면 단지 취업을 잘 하는 데서 머물지 않고 각자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스스로를 계속 개발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미래에는 컴퓨터나 로봇이 더 잘 할 수 있는 지식을 단지 암기하고 활용하는 지식 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찾아갈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코칭과 컨설팅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학 교육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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