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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아시아] 코미디 장르를 갈구하기 시작한 한국 영화관객2010년대에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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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0  22: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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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가을이다. 올해로 2010년대는 막을 내리고 내년에는 2020년대로 진입한다. 이 시점에서 2010년대의 한국영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2010년에 <아저씨>(2010, 이정범)와 <의형제>(2010, 장훈)의 흥행과 함께 포문을 연 한국영화계는 2019년 <극한 직업>(2019, 이병헌)과 <엑시트>(2019, 이상근)의 성공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이다. 물론 추석 연휴에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차승원 주연의 코미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2019, 이계벽)가 그 흥행 여부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기는 한다. 얼핏 보기만 해도 2010년대의 한국영화는 <아저씨>와 <의형제>와 같은 '남자 영화'라고 할 수 있는 다소 심각한 폭력적 스릴러물 혹은 액션물로 시작해, 남녀가 다소 조화롭게 등장하는 코미디 영화로 대세가 전환된 형세이다. 이는 정치,경제적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낸 2010년대 후반의 한국 관객들이 이제 더 이상 심각하거나 잔인한 '남자 영화'에 눈을 돌리지 않게 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2010년대 초반의 한국영화 흥행작들은 <아저씨>나 <의형제>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지만, <이끼>(2010, 강우석), <최종병기 활>(2011, 김한민), <완득이>(2011, 이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7번방의 선물>(2013, 이환경), <변호인>(2013, 양우석), <관상>(2013, 한재림), <베를린>(2013, 류승완), <명량>(2014, 김한민) 등의 남자배우 원탑 영화나 투톱, 쓰리톱 등의 영화로 변모한다. 그러다가 2010년대 중반에 이르면 '남자떼 영화' 내지는 속칭 '알탕 영화'로 전환된다. <베테랑>(2015, 류승완), <암살>(2015, 최동훈), <히말라야>(2015, 이석훈), <내부자들>(2015, 우민호), <사도>(2015, 이준익), <검사외전>(2016, 이일형), <밀정>(2016, 김지운), <마스터>(2016, 조의석), <인천상륙작전>(2016, 이재한), <럭키>(2016, 이계벽), <신과 함께 - 죄와 벌>(2017, 김용화), <택시운전사>(2017, 장훈), <공조>(2017, 김성훈), <1987>(2017, 장준환), <범죄도시>(2017, 강윤성), <군함도>(2017, 류승완), <청년경찰>(2017, 김주환), <신과 함께 - 인과 연>(2018, 김용화), <안시성>(2018, 김광식) 등이 그렇다. 물론 언급한 영화들 속에 여배우들이 한두명씩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남자 영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모니>(2010, 강대규), <방자전>(2010, 김대우), <하녀>(2010, 임상수), <써니>(2011, 강형철),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이석훈), <수상한 그녀>(2014, 황동혁)와 같은 '여자 영화'라 할 만한 영화들도 있었고, <헬로우 고스트> (2010, 김영탁), <시라노; 연애 조작단>(2010, 김현석), <도가니>(2011, 황동혁), <늑대소년>(2012, 조성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2014, 진모영), <부산행>(2016, 연상호) 등의 다양한 장르로 가족에게 어필하는 영화들이 만들어졌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한국영화는 남성 원톱이나 투톱으로도 부족한지, 여배우는 거의 없이 남성 4-5명이 한꺼번에 주인공을 맡는, 폭력적으로 호모소셜(homosocial, 남성친화적)한 영화들이 대거 등장하며 상영관을 점령했고, 급기야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영화관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주연급 여배우는 전지현, 김혜수, 손예진 정도가 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4-5년 정도 유지되던 남자떼 영화에 관객들이 피로를 느낀 것도 당연할뿐더러, 일상이 나날이 팍팍해지는 가운데, 심각하거나 폭력적인 한국영화는 어느 사이 관객이 선호하는 장르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 이르러 그 흐름은 본격적으로 가볍고, 즐거운 오락용 코미디 영화로 대세가 굳어지기 시작한 듯하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웃음을 선사하는 <극한직업>은 물론이고,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엑시트>는 가족 코미디물로 시작해 재난영화로 변주되지만 계속적으로 관객의 웃음 포인트를 자극하는 경쾌한 혼합 장르극 영화다. 추석에 개봉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현재의 코미디 영화 대세론에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게 될 지 그 추이가 궁금하지만, 영화의 흥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당분간은 코미디 영화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내년에는 어떤 한국영화들이 극장에 걸리고 흥행에 성공하게 될 지 자못 궁금해지는 2019년 9월이다.

이윤종 교수(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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