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필 프리티>, 2018, 에비 콘, 마크 실버스테인
 
 
 
 사회를 살아가면서 외모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상황에 익숙해져 누군가를 만날 때, 성격과 능력보다는 겉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영화 <아이 필 프리티>는 그런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영화다.
 주인공 '르네 베넷'은 뛰어난 패션감각과 매력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자신의 통통한 몸매와 평범한 얼굴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만약 자신이 예쁜 얼굴과 날씬한 몸매를 가졌다면 모두가 자신에게 우호적일 것이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한 인생을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날 큰 사건을 마주하고 지금까지와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그녀는 살을 빼기 위해 스피닝 클래스에서 예뻐지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열심히 페달을 굴리다가 기구가 망가져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르네 베넷은 다행히 외상은 없었다. 그런데 거울을 본 르네 베넷은  자신이 예뻐졌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날 이후로 급격하게 자신감을 되찾은 르네 베넷은 전보다 훨씬 활기찬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세탁소에서 처음 보는 남자와 자신감 있게 번호를 교환하기도 하고, 망설임 없이 평소 동경하던 회사에 지원서류를 넣어 당당히 합격하기도 한다.
 르네 베넷의 활약은 거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연한 기회로 참여하게 된 회사 마케팅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표현하여 회사의 대표를 설득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그녀는 단숨에 회사에서는 각광받는 인재가 되고, 마주하는 사람들마다 모두 르네 베넷의 매력에 빠진다. 게다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와 성공적인 연애까지 그려나가는 그야말로 완벽한 삶을 만들어낸다.
 지나친 자아도취에 빠져 그녀는 소중했던 친구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사건 때문에 주변 친구들을 잃는 안타까운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그녀는 반성은 커녕 본인의 아름다워진 모습에만 집착한다.
 시간이 지나 르네 베넷은 큰 미팅을 앞두고 실수로 또 머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환상에서 깨어난 그녀는 자신이 평범하고 뚱뚱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렸다는 생각에 절망한다. 큰 상실감과 자존감 하락으로 미팅에도 참석하지 않고,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는 등 예전의 어리석은 모습들을 보여준다.
 결국 르네 베넷은 다시 한 번 마법 같은 일을 기대하며 헬스장을 찾아 간다. 거기서 그녀는 누구나 부러워 할 만 한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해하지 않는 한 여자의 모습을 보면서 외모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진리를 깨닫는다.
 다시 용기를 얻은 르네 베넷은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 위해 먼저 친구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다. 그리고 회사의 새 제품과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큰 행사에서 자신이 끝마치지 못했던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나선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외모가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고, 오로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 자리에서 르네 베넷은 "어린 소녀일 땐 세상 누구보다도 자신감이 넘치죠. 배가 나오든, 춤을 추든, 놀든, 엉덩이가 팬티를 먹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의심하게 돼요. 누군가 중요한 것들을 규정해주고 그 울타리에서 자라죠. 그리고 수도 없이 자신을 의심하다가 결국은 자신감을 모두 잃어버려요. 갖고 있던 자신감과 믿음까지 모두요"라며 사람들에게 외모라는 예쁜 겉모습보다 나라는 사람 자체가 더 소중하다고 말한다.
 "그 어린 소녀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누군가 우리에게 마르거나 예쁘다고 하지 않을 때, 우리가 현명하게 난 그것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왜냐하면 나란 사람은 바로 나니까요! 이게 나예요. 나로 사는 게 자랑스러워요" 라며 연설을 마친다. 이후  르네 베넷은 다시 상사에게 인정도 받고, 솔직한 이야기에 감동한 친구들과 화해한다. 마지막에는 그녀가 헤어진 남자친구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전한 뒤, 행복해하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다 보고 또 다른 작품<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떠오를 지도 모른다. 두 영화 모두 황당한 계기로 뚱뚱한 사람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 필 프리티>는 예뻐진 르네의 모습을 따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그녀의 심경 변화에 주목한다.
 어쩌면 진부한 소재로 이야기 전개가 다소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과  사회통념을 통쾌하게 풍자하는 등 영화의 여러 요소를 생각하게 한 영화였다.

 

손수빈 수습기자 ssb998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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