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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금메달'만 기억하는 우리들
임지환  |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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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07  18: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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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트트랙의 여자 3,000m 계주 팀,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부분의 이승훈 선수까지 앞서 언급된 선수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지난해 열렸던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들이다.  그 당시 뉴스와 인터넷 기사만 봐도, 이들의 소식을 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공통점을 금방 떠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스하키, 스키점프, 피겨스케이팅 등의 종목에서 참가한 선수들은 어떤 성적을 거뒀을까? 이에 대한 질문에 선뜻 대답하긴 어려울 것이다. 비록 종목별 순위권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대표로 출전해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에 비해, 이들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올림픽 경기가 시작되면 각 방송과 인터넷에서는 국가별 메달 수를 집계해 순위로 매겨 보여주는데, 그 기준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우선 아시아에서는 주로 금, 은, 동의 순서로 순위를 정하는 집계 방식이고, 미국에서는 획득한 메달의 총수량을 순위로 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국가마다 순위를 정하는 자국 평가 기준일 뿐이며, 공식적인 기준은 아니다. 실제로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는 각 경기에서 우승자를 가리지만, 어떤 국가가 몇 개의 메달을 차지했는지 비교하지 않는다. 이는 올림픽의 근본 원칙에 관한 규약을 칭하는 '올림픽 헌장'에 나와 있듯이,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닌 선수 개인 또는 팀 사이의 경쟁을 올림픽의 의의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메달 수를 집계해서 국가별 순위를 따지고 있는 곳은 텔레비전 방송사나 신문사 같은 언론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올림픽에 관심을 갖고 스포츠 중계를 더 많이 시청하도록 하기 위해 경쟁 관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아무리 은·동메달을 많이 따더라도, 금메달 수가 적으면 순위가 낮아지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금메달의 가치가 은·동메달에 비해 훨씬 높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꼭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국민들에게는 '금메달을 따야 최고다'라는 금메달 만능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금메달 만능주의의 폐해는 지난 2010년 열린 제21회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나타났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이정수, 이호석, 성시백 선수가 출전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 경기에서 이호석 선수와 성시백 선수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호석 선수가 추월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성시백 선수와 접촉해 넘어지면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만약 추월을 시도하지 않아 충돌이 없었더라면 한 경기에서 금·은·동메달 모두 다 획득할 수 있었지만, 결국 금메달만 따는 결과로 끝났다. 물론 해당 경기가 개인의 기량을 평가하는 '개인전'이었기 때문에, 이호석 선수는 1등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사고였기에 아쉽지만 격려를 보내줘야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욕심이 빚어낸 참사라며 그를 비판했다. 이 사고의 원인을 단순히 이호석 선수의 욕심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금메달을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고 1등만 기억하는 금메달 만능주의 현실도 기여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매번 대회 때마다 국가별 순위를 강조하다 보니 선수들이 오랜 시간 땀 흘렸던 노력과 의지보다는, 다른 나라 선수를 이기고 더 우수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무한 경쟁의 도구로 변질된 것 같아 씁쓸하다. 금메달보다 더 소중한 것은 개수에 따라 스포츠 강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모든 선수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제100회 전국체전에서는 금메달과 상관없이, 선전하는 선수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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