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독서포럼은 지난 10일 400회를 맞았다. 지난 2012년에 시작된 원광독서포럼은 우리대학 교직원들로 구성된 독서모임이다. 원광독서포럼에서는 매주 1권의 책을 읽고 독서토론회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원대신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대학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고 있는 원광독서포럼의 활동을 이형석 교수(회장)를 만나 알아봤다. 
 /편집자
 
이형석 원광독서포럼회장(봉황인재학부)
 
  원광독서포럼 400회를 축하드립니다. '원광독서포럼'에 대해서 소개 부탁합니다.
 원광독서포럼은 우리대학의 교직원들로 구성된 독서모임으로, 매주 목요일 오전에 학생지원관 지하에서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광독서포럼은 독서와 토론뿐만 아니라 독서 진흥을 위한 학술행사, 양서의 발굴 및 보급 활동을 목적으로 결성됐습니다.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목요일 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독서토론을 진행합니다. 지난 2012년 2월 16일 구본형 작가의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를 시작으로 어느새 400회에 이르렀습니다. 
 
 원광독서포럼은 우리대학 교수와 교직원들로 구성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원광독서포럼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2011년 우리대학이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되는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2012년 2월 몇몇 교수님들이 모여 우리대학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추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학교 구성원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고민하던 중 '더불어 책을 읽자'는 안건이 제시됐습니다. 
 대학의 본질적인 기능은 연구와 강의입니다. 좋은 연구와 강의는 반드시 독서가 선행돼야 합니다. 교직원의 독서활동은 학교의 위기와 변화에 대한 내성을 기르고, 학생들에게 좋은 문화를 이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포럼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매월 초, 그다음 달의 선정도서와 발표자를 정합니다. 선정도서는 발표하는 분이 정하고, 장르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발표는 회원 1인 당 1년 기준으로 5~6회 정도입니다. 책은 대부분 단행본이나 가끔 최인호의 유림(전 6권),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 20권)과 같은 시리즈도 발표하는 회원이 있습니다.
 발표하는 분은 발표 전 선정도서에 관한 토론 주제를 공지합니다. 그리고 그 토론 주제를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집니다. 발표가 끝난 후 책에 관한 자유발언, 감상, 질의응답 등이 이어집니다. 
 독서포럼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고, 목요일이 공휴일이거나 연휴인 경우에는 그 전날에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400회가 될 때까지 단 한 주도 거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독서포럼은 교내에서 발표와 토론도 하지만 방학 중에는 독서연수나 역사 문화 탐방과 같은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 50회를 기준으로 선정 도서에 대한 독후감으로 자료집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포럼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네 가지가 기억이 납니다. 첫째, 2014년 소규모 연구모임(독서클럽) 지원 사업에 2회 선정된 것을 들고 싶습니다. 둘째, 의사소통센터에서 주관하는 고전 강좌에서 네 분의 교수님께서 발제한 후, 자신의 전공이 아닌 고전을 통해 교내 학생들과 소통한 것입니다. 셋째, 현 총장님께서 우리 독서포럼에 2-3회 방문하셔서 같이 토론하신 것, 마지막으로 포럼이 400회까지 쉬지 않고 지속된 것입니다. 
 
 포럼을 진행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포럼 회원 중 교수님들은 주로 연구와 강의를, 직원 선생님들은 행정을 하는 분들입니다. 이러한 업무의 특성상 일주일에 책 한 권을 읽는 것은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처럼 분량이 상당한 책이 선정되면, 그 기간 내에 다 읽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점도 포럼이 오래되다 보니 나름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분량이 많은 책이 선정되면 토론할 부분을 먼저 읽고, 포럼에 가서 발표자의 발표 내용을 듣고 못 읽은 부분을 나중에 읽습니다. 제 기준으로 제일 힘든 것은 포럼이 오전 7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과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학생들은 각각의 전공이나 관심사항, 주어진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고르기 어렵습니다. 다만 독서포럼 400회를 이어오면서 마음에 와닿은 책을 추천하자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추천합니다. 데미안은 주인공 싱클레어가 성장과정에서 데미안을 만나 겪는 일들이 주된 내용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데미안과 같은 좋은 멘토를 만나 자신의 삶에 조력자가 돼주길 원합니다. 사실 데미안은 가까이 있지만 단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내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나의 성공을 위해서 묵묵히 뒷바라지하는 부모님, 인상 깊은 강의를 하신 교수님 등 데미안은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느끼지 못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내 주변 분들의 소중함을 알고, 내 스스로 누군가에게 좋은 데미안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학생들에게 '데미안'을 추천합니다. 또한 고전 중의 고전인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단테의 '신곡',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괴테의 '파우스트' 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비록 어려운 책이지만, 읽으면 인문학적 소양은 물론 마음속 자긍심도 생길 것입니다.
 책 읽은 방법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권합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전공이나 취업과 관련 분야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때문에 독서도 전공과 관련 취업분야에만 한정됩니다. 학생들이 처한 상황도 이해가 됩니다. 취업현장에서 다양한 스펙을 요구하니, 그 스펙을 만들기에도 투자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스펙은 사회적인 것입니다. 사회적 스펙은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요소로만 사용됩니다. 반면에 인생에서 중요한 스펙은 다양한 독서입니다. 다양한 독서는 타인보다 우월적 지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 아닌 타인을 이해하는 시각, 내 직업과 전공 외 분야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독서의 스펙트럼이 넓으면 사회생활에서 누구를 만나도 상대방의 관심분야나 업무에 관한 기본적인 대화가 가능하게 되니, 독서만큼 다양한 스펙 관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원광독서포럼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이신가요?
 내년 봄에 지금까지 수집했던 회원분들의 독후감을 정리해 책을 출판할 계획입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우리대학 원광독서포럼과 같은 독서 모임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이어진 모임은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독서와 토론에 그치지 않고, 출판 활동을 통해 우리대학 독서문화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독서문화 진흥에도 작게나마 기여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홍민지 기자 ghddl99@wku.ac.kr
손수빈 기자 ssb998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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