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권 경비원(좌측)이 임재근 경비원 동료와 이야기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이규희 기자
 누구에게나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은 법이다. 그것도 오랜 시간 해왔던 일과 공통점이 없는, 말 그대로 '새로운 도전'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긴 세월을 보낸 공간과 다른 터에서 도전을 막 시작한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대학 대학본부의 이재권(65) 경비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재권 씨는 우리대학 대학본부에서 근무하는 경비원으로, 아침 7시부터 그 다음날 아침 7시까지, 24시간 격일 2교대 경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본부 1층 현관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화재나 기타 사고 등을 예방하는 것이 그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다. 다음으로 외부인이 대학본부를 방문했을 때 안내하거나 잡상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업무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우리대학에 근무하게 된 것은 올 1월부터다. 그는 최근까지 농사를 짓다 지인의 소개로 우리대학 경비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에게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근무하는 점이 힘들지 않은지' 묻자, 되려 그는 "격일제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견딜만하다"며 "학교에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농사일을 하러 논밭에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항시 해오던 농사와 경비 업무는 서로 공통점이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이 아주 새롭고 재밌다"며 호탕하게 답한다.
 그래도 처음으로 하는 일에 고충은 없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재권 씨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농사만 짓던 내게 경비원이라는 업무는 사회를 배우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대답한다. 그러고 보니 그의 업무는 단순히 대학본부의 안전을 지키는 데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대학본부를 찾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우리대학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근무를 공부의 연장선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업무를 힘든 일이나 궂은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며, 그가 경비원이라는 일을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이유와 업무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계속해서 그는 '배우는 자세'도 강조한다. 실제로 그는 쉴 틈이 생기면 책이나 신문을 읽는 등 자신을 위한 배움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가 늦은 나이임에도 새롭게 도전한 '경비원'이란 직업을 그저 낯선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라, 몰랐던 세상을 발견하는 기회이자 신선한 배움의 장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이를 잊은 도전정신에 대해 주변에서 칭찬이 넘치고 있다.
 올해 입학한 19학번 새내기들, 우리대학의 각 단과대학을 대표하게 될 인물들, 얼마 전 수능을 치르고 입시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들 등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도전이 추운 겨울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이재권 씨의 도전에서 나이와 경험의 유무는 도전의 결격사유가 되지 않기에 새로운 도전에 겁먹기보다 그 새로움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해야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이재권 씨의 이러한 교훈이 모든 원광인의 새로운 도전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는 듯하다. 
 
 이규희 기자 gh292gh@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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