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문 발행을 준비하기 위해 종종 학교를 오갔다.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금지되면서 조용하고 쓸쓸해진 캠퍼스. 그런데 매주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간 현장에는 여러 명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으며, 음악 연주회 소리도 들렸다. 요즘 우리대학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음악과 폐과를 반대하는 시위 모습이었다.

 지난달 18일, 결국 예정대로 음악과 폐과가 최종 결정됐지만, 음악과 재학생 및 교수와 동문까지 모여 한 달 넘게 폐과 철회 시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당장 내일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대비하고자, 구조조정을 통해 불가피하게 폐과를 결정했다"는 학교 측. "음악이란 학문을 경제적인 잣대로만 평가해 사전에 협의 없이 폐과를 통보했으며, 학교 측 행정 실수의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음악과 측. 두 입장 다 일리 있고 틀린 말도 아닌 의견들. 여러 차례 면담이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진전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음악과 측에서 말한 '학교 측 행정 실수'가 무엇일까. 음악과 측 주장에 따르면, 우리대학이 프라임 사업을 진행하면서 비롯된 잘못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프라임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국비를 교육부에서 지원했던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이다. 호남·제주권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대학이 프라임 사업에 선정돼, 많은 금액의 국비를 지원받아 프라임관을 신축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여러 부분을 지원해주는 만큼, 이 사업에는 특별한 취지가 있었다. 오는 2024년까지 4년제 대학 사회계열에서 21만여 명의 인력이 초과 공급되는 데 비해, 기업이 원하는 공학 인력은 약 21만 5천 명 모자라는 현상처럼 인력 미스매치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사회와 산업수요에 매칭이 되도록 인문·예체능계를 줄이고 이공계 정원을 늘리기 위한 사업이었다. 이러한 취지 때문에 프라임 사업의 폐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큰 금액의 예산이 걸려있다 보니, 학교 측에서는 학내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급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은 불행하게도 빗나가지 않았다. 수도권 을 포함해 많은 대학이 인문·예체능계 통폐합 및 폐과를 시행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대립이 있었다. 당시 우리대학은 프라임 사업 선정에 따라 봉황인재학부, 정보·전자상거래학부, 동물매개치료학과 등 세 곳을 폐과했으며, 이에 동물매개치료학과 재학생들은 폐과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매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등록금 동결도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갈수록 재정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많은 국비를 지원해주는 프라임 사업은 학교 측에선 놓치기 싫은 달콤한 유혹이었을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경쟁 끝에 결국 독이 든 성배를 손에 쥐었다. 그로 인해 재정적 부담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 달콤한 독은 과거에도 긴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서로에게 아픔으로 드러났다.
 이 글을 쓰는 기자 또한 현재 재학생으로, 음악과 학생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당시 프라임 사업을 진행하면서 행정 실수로 비롯된 이 사태는 분명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사적인 감정이 아닌, 돌을 맞더라도 학교 측에서는 어디까지나 우리대학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정이지 않을까 싶다.'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양측 서로 얼굴 붉히며 대립하는 상황이 종결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다. 또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많은 학생이 웃는 얼굴로 하루빨리 캠퍼스를 거닐길 기다려본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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