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 동문 언론인에게서 종이신문의 위기 활로 찾는다

 박명규 동문은 1988년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모 지방신문사 기자를 시작으로 현재는 전북의 주요 지방신문인 <새전북신문> 대표로 열악한 지역 언론을 지켜오고 있다. 환경감시라는 언론의 본연의 사명과 우리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겠다는 열정으로 초지일관 기자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박 동문에게서 종이신문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과 활로를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박명규 대표님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신문사 기자를 시작으로, 현재 <새전북신문> 대표로 지역 언론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오신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역 언론의 버팀목이라는 찬사는 과분할 뿐 아니라 어울리지 않아 부끄럽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던 1988년 지방신문의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래 한 눈 팔지 않고 일한 것뿐입니다. 재주와 능력이 모자란 탓도 있지만, 언론인의 외길을 걸어야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신문기자로 일하는 게 즐겁고 적성에도 맞았습니다. 사회부와 정치부, 경제부 같은 취재부서의 기자로 일하다 지난 2008년 사원주주회사로 재출범한 새전북신문의 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의 지역신문인 <새전북신문>의 대표이사를 맡고 계십니다. <새전북신문>은 어떤 성격의 신문이며 대표님이 추구하고 있는 언론관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새전북신문은 지난 2000년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참 언론을 기치로 창간한 신문입니다. 그 뜻과 정신은 거창하지만, 가뜩이나 열악한 언론, 특히 지역 언론 환경에서는 벅찬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에서도 환경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하려는 마음은 변함없고, 지켜왔다고 자부합니다.
 취재와 배포범위가 전북이라는 지역적 한계가 있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아보겠다는 열정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비록 바꾸고 이룬 게 많지 않지만, 그것은 새전북신문의 열정이 부족한 게 아니라 능력과 조건이 부족한 이유입니다. 답답하고 억울한 일, 뭔가 바꾸고 바로잡아야 할 일이 있을 때 떠올리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신문이 '새전북신문'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그런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다 하겠습니다. 
 
 언론학도로 남다른 포부를 가지고 계셨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특히 대표님의 대학생 시절인 1980년 후반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의 절정의 시기였습니다. 대표님이 학창 시절과 언론인을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거창한 뜻이나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릴 적 궁벽한 시골 마을에서 자랐는데 그때 신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배웠습니다. 신문이 제가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세계고 우주였던 셈입니다. 한데 당시 신문을 통해 본 세상은 어린 마음에도 정의롭고, 행복한 이야기보다 부조리하고, 불행한 일 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신문기자가 돼서 부조리한 세상을 고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막연하고, 어리석은 꿈이었지만 신문기자가 된 이후 그때 다짐만큼은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았습니다.
 
 오피니언리더로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오셨습니다. 또한 원광대학 초빙교수를 비롯해 원대신문 기자 교육 강사로 참여해 많은 도움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주요 대외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모교에서 저를 과분하게 초빙교수로 임명해주신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그만큼의 학문적 업적도, 사회적 기여도 부족합니다. 다만 제 분야에서 경험하고 익힌 지식과 경험을 필요한 곳이 있다면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분야의 강의에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공무원 교육기관, 중고등학교에서 불러줄 때마다 강의하고 있습니다. 젊은 학생들과 만나 어울리고 강의하는 일은 신문기자만큼 즐거운 일이기도 합니다. 언론 밖의 일이라면 10여 년 전 몇몇 분들과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자며 만든 책 읽기 운동 단체를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불러주는 곳이 있을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홍보와 마케팅, 스토리텔링 일을 함께하기도 합니다. 
 
 종이신문의 위기는 신문을 발행하는 모든 언론사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대학신문의 위기' 극복과,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향후 대학신문(언론)의 방향성에 대해 고견 부탁드립니다.
 종이신문의 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언론은 그 매체의 위기이지 결코 언론 본연의 위기는 아니라고 여깁니다. 즉 전통 미디어든, 대학언론이든 그 시대 통용되는 매체를 잘 활용하면 충분히 존립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대학신문도 '종이신문'이라는 틀을 떠나 학생들이 좋아하고 활용하는 매체, 즉 모바일이나 소셜미디어로 확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거대 담론과 계몽주의에서 벗어나 독자들이 원하는 뉴스와 콘텐츠를 발굴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마트 IT 시대의 인터넷 및 SNS의 활용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밝혀주십시오. 
 모바일과 SNS가 해답이라고 실감하고, 주장하고 있지만 저 또한 뚜렷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다만 종이신문이 언론사를 지탱하는 '존속기술'이라면 '와해기술'인 모바일과 SNS를 두려워하지 않고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즉 종이든, 모바일이든 뉴스와 콘텐츠라는 본질이 중요한 만큼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기자를 '기레기'라고도 불리는 현상이 만연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레기는 허위 사실과 과장된 부풀린 기사로 저널리즘의 수준을 떨어뜨리거나 기자로서의 전문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과 그 사회적 현상을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자들의 진정한 저널리즘 회복의 방안은 무엇인가요? 
 저는 지금 직면한 언론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라고 여깁니다. 독자와 시청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언론은 존재가치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이 스스로 초래한 신뢰의 위기는 언론 스스로 자신들의 지위와 역할을 과대평가하고 과신한 데서 왔다고 봅니다. 즉 사실에 기초한 환경감시의 기능을 마치 자신들의 능력으로 재단하고, 평가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긴 것입니다.
 지역에서 지역신문을 폄하하고, 외면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지역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자체와 지역의 시민사회, 경제와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아직도 서울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지역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지역신문을 구독하거나 광고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도 지역의 문제, 지역의 이익을 지역 언론이 대변하지 않는다고 비난합니다. 
 지역 업체를 외면한다고 기자회견을 하겠다며 불러 모은 경제단체와 기업인들이 정작 지방방송을 시청하거나 신문 한 부 구독하지 않습니다. 그러고도 "기사화해 달라, 중앙정부를 질타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지역구성원이 지역 언론을 외면해서 생긴 문제인지, 지역 언론이 지역을 도외시에서 생긴 문제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건실한 지역 언론을 육성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갈수록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변화에 따라 지방대학은 신입생 유치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대학도 피해 가기 어려운 문제인데요. 이에 따라 재정 확보가 열악한 상황에서, 총장님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지역의 한 언론사 대표로서 지방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총장님과 보직교수, 교수와 교직원 모두가 대학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열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는 대학문제에 대해 잘 알거나 대안을 말할 위치에 있지 못합니다.
 원광대학교는 '학문의 전당'이라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취업이 대학의 평가 기준이 된 요즈음 아쉽고, 안타깝지만 취업 위주의 학과 개편이 더 과감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수도권이나 국립대학교가 담당할 기초학문 관련 학과를 실용적인 학과와 커리큘럼으로 개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젊은 학생들에게 보다 감각적인 소구력을 갖추기도 희망합니다. 자랑할 게 많고 내세울 게 많은데도 대외 홍보가 미진한 것도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인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론인의 길, 특히 전통적인 매체에서 언론인의 길을 걷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과거처럼 화려하고, 선망받는 길도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뭔가 바꿔보고, 바로 세우고 싶은 꿈과 열망이 있다면 젊음을 바쳐 일해 볼만 곳이 언론입니다. 후배님들의 탁월한 선택으로 빛나는 앞날이 되길 염원합니다.
 
임지환 기자 vaqreg@wku.ac.kr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