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지난 2010년 정부의 인문한국(HK)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출범했다. 특히 지난 9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HK+) 사업 2유형에 선정돼 7년간 23억원을 수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구학술영역에서 발군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우리대학의 대표적인 인문학연구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음공부'는 마음과 공부가 만난 것"이라고 설명하는 장진영 마음인문학연구소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마음공부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편집자
 
▲ 장진영 마음인문학연구소장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는 우리들의 마음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마음 관련 문제 해결을 목표로 연구계획을 수립 및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음인문학연구소'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합니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지난 2010년 정부 교육부의 한국연구재단에 인문사회 분야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인 '인문한국(HK)'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출범하게 됐습니다. 당시 학교법인 원광학원 이사장님, 총장님을 비롯한 대학교 구성원들의 지지와 협력 하에 <마음인문학, 인류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이라는 아젠다가 선정돼 원불교사상연구원 산하에서 연구소를 개설하게 된 것이며, 2015년에는 별도의 연구소로 독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이 개벽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류는 이기적 욕망과 끊임없는 물질적 추구로 인한 무한 경쟁에 휩쓸려 각자의 본성을 망각하고 정신의 상대적 빈곤 상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이러한 근본 원인이 결국 마음의 문제, 즉 마음에 대한 편협한 이해와 마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에 있음을 직시하고 마음의 치유와 도야를 통해 인류 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온 것입니다. 이는 곧 우리 대학의 건학 이념을 사회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도학과 과학이 조화된 참 문명 세계를 열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HK+)지원사업(2유형)에 최종 선정돼 매년 7년간 약 3억 3천만 원씩 지원받아 총 23억 원의 사업비를 수주했습니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의의를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는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나 어디서나 이를 활용하며 살아갑니다. 마음이란 주제는 일상에서 늘 우리가 접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주 중요한 철학, 인문 사상의 주제이기도 하죠. 요즘엔 심리학이나 의학, 과학 분야에서도 마음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요.
  그동안은 마음에 대해 동서양의 지역별 혹은 각 학문영역별 개별적인 연구가 진행됐다면, 이제는 각각의 연구 결과를 시대에 맞게 종합하는 연구의 필요성을 대두됐습니다. 우리는 동서양의 마음이 잘 조화돼, 마음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하고 그것이 일반인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새롭게 연구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취지 아래 진행된 지난 10년간 연구성과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됐고, 이후 7년간의 후속 사업으로 인문한국플러스(HK+) 2유형의 사업을 추가로 수주하게 된 것입니다.
  본 사업이 갖는 의의는 먼저 '마음'이라는 주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지원을 받게 됐고, 그에 따른 연구성과와 사회적 확산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 개인에 한정됐던 마음연구는 이론적 연구와 분리돼 있거나 각각의 전통만을 강조했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 프로젝트에선 이론과 실천을 겸비하고 동서양의 담론을 잘 조화시켰습니다. 마음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실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이바지한 점이 두 번째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사회가 과거보다 물질문명이 극도로 발달하며 우리 주변 환경을 빨리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마음을 끊임없이 사용하고 있죠.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마음의 원리를 모르고, 구체적인 훈련이 되어있지 않으면 많은 혼란을 겪게 됩니다. 물질의 변화 속도에 능동적으로 따라가지 못하게 되고 수동적으로 끌려가게 되는데, 그런 모습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시대적 해법을 제시할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선정됐다는 점이 세 번째 의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인문학연구소는 지난 2010년 인문한국지원사업에 선정돼 10년간 '마음인문학-인류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을 연구과제로 마음에 대한 인문융합적이고, 실천 지향적인 연구 및 사회활동을 활발히 진행해 왔습니다. '마음인문학-인류 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 연구는 어떻게 이뤄졌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밝혀주십시오.
  그동안 연구학술영역에서는 10차에 걸친 국제학술대회 등 국내외 학술활동 총 124회, 국내학술지 200편, 국제학술지 16편. 저역서 발간 53편 등의 연구성과를 올렸습니다. 또한 철학 종교뿐 아니라 심리학, 교육학, 의학 등 마음의 치유와 도야를 위한 양질의 인문융합적 연구성과를 제출했습니다. 한편 사회확산 영역에서는 전국적으로 350여명에 이르는 마음지도사의 양성, 맞춤형 특강 144건, 대학교양수업 60강좌 등 다양한 사회적 확산 활동 575건을 진행해 인문학의 성과가 상아탑을 넘어 사회 곳곳에 미치도록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토착화 영역에서는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등의 마음연구,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으로 유아 마음공부(OM-K), 아름다운 사람, 심심풀이M3, 케어마인드, 생활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군장병이나 재소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마음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전반적으로 실천지향적 연구성과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인문학-인류 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 연구과제에 이어 앞으로는 '마음혁명의 마음인문학: 마음공부의 체화·일상화·사회화'라는 새로운 연구과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음혁명의 마음인문학: 마음공부의 체화·일상화·사회화'라는 주제를 선정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새로운 연구계획이 궁금합니다.
  '마음인문학-인류 정신문명의 새로운 희망'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했지만, 이걸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마음 인문학이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할까?'라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마침내 '마음혁명을 주도하는 마음인문학이 돼야겠다.'는 취지로 '마음혁명의 마음인문학'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그 핵심과제가 마음공부인데, 마음공부를 체화하고 일상화하고, 그리고 사회화하기 위해서는 마음공부 모델이 필요합니다. 이를 내부적으로 논의와 합의를 거처야 하고, 실제로 필요한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개발해서 마음지도사를 양성하는 내용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대부분의 종교사상은 농업혁명을 거치면서 발전이 됩니다. 잉여생산물이 나오며 계급이 형성되고 쟁투가 벌어지게 되지요. 그런 과정 중, 생산 노동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사상과 학문적 그리고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길 바랐고, 많은 동서양의 철학자에게 가르침을 받았죠. 그런 가르침들이 지속해서 각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과학혁명의 시대가 됐습니다. 과학혁명이 진행되며 물질문명 또한 빠르게 발달 됨에 따라 기존의 정신문명이 과학문명을 따라가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현실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혁명이 일상화된 시대에 살고 있어요. 돌아서면 자꾸만 새로운 변화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인류가 그런 것들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출 수 없었던 거죠. 외적인 변화에 수동적으로 맞춰가는 방식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마음을 주체로 세워서 우리의 삶과 환경을 능동적으로 변화해갈 수 있는 혁명이 필요합니다.
  특히 재난이 상시화되어 버린 현재 상황에선 심적 영향을 크게 받는데, 이른바 '심리적 방역' 상태가 갖춰져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을 대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심리적 타격을 함께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향후 마음공부 모델을 더욱 정교화하고 기존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더욱 정선함과 동시에 마음지도사들이 2급 1급 전문사 과정까지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워크숍, 현장실습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의 문제까지 해결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 실력을 갖추도록 양성을 하고 그분의 지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저희가 지원해 마음학교에서의 활동을 돕고, 또한 그 마음학교 협동조합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누구나 마음공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유롭게 오고 가며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공간을 통해 마음의 힘을 얻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하면서, 그것을 계기로 우리 연구소가 구심점 역할을 맡아 지역별 마음공부 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음인문학연구소에서는 '마음공부'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마음지도사 양성과정, 마음치유 학술대회, 마음공부의 장 등 마음치유·도야에 관한 여러 프로그램을 시행해왔습니다. '마음공부'란 어떤 덕목이며, 재학생들이 쉽게 접할 방법을 소개해 주십시오.
  '마음공부'라고 하면 간단히 말하면, 마음과 공부가 만난 겁니다.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고 공부는 어느 분야에서나 다 필요합니다. 대체로 공부의 대상이라고 하면, 외적인 대상, 혹은 학문적 대상만을 말하잖아요? 실제로 그것을 전부 다루는 근본적이고 핵심이 되는 것이 마음인데, 마음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떻게 작용돼 자신과 세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특별히 가르치는 과목이 제대로 개설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요.
  마음공부라는 것은 아주 어릴 적부터 일상적으로 해야 함에도 단편만 배우거나 일부만 강조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마음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도록 돕고 알아차림을 통해 개개인의 마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그 마음을 실제로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재학생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는 과정에서 수업 과정에 넣기도 했습니다. 우리대학 교양 교과목 중 '마음치유와 인성교육', '삶의 비밀', '선과 인격수련' 등을 연구소 교수님들이 함께 진행했고요. 실제 '마음인문학연구소'라는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교양수업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마음공부를 접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왔고, 동양학대학원에 선명상치유학과를 통해 전문적인 마음공부와 명상, 치유에 관한 과목을 개설해 후속세대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처럼 국가사업을 하는 기관이나 단체들이 일정한 기간을 정해서 전국적으로 인문주간을 운영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코로나 블루를 이겨낼 '마음방역'과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고, 학교 내 마음지도사 과정 개설 등을 통해서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들을 지속해서 만들 계획입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더 나아갈 우리대학 재학생들에게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코로나 블루' 등 심리적 우울, 불안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요즘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심리적 바이러스가 더 많이 퍼지는 것 같습니다. 물질문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코로나19라는 큰 경계를 만나 우리는 습관적 행동을 한 번쯤 멈출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멈춤을 통해 우리의 지난날 물질적 욕구에 끌려가며 더 가치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지는 않았는지,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각자의 참다운 본성을 잊지 않고 그것을 주체로 세워나간다면, 앞으로의 변화나 재난 같은 위기들이 오히려 우리를 성장시켜주고 인류를 나아가게 하는 큰 과정들이라는 점을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불교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다 우리 마음이 만듭니다. 이 현실이 결국 우리 인간의 마음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을 성찰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서 마음공부를 통해 마음의 주체를 세워 앞으로 자신의 삶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마음의 주인공이 되면 좋겠습니다.

강예진 기자 rkddpwls7788@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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