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고요한입니다. 제가 88학번이니까 졸업한지도 꽤 됐네요. 하지만 아직도 늦가을이면 도서관 앞의 큰 나무 아래 벤치를 잊을 수 없군요. 그 벤치에서 책을 많이 읽곤 했습니다. 어쩌면 제 소설가의 꿈은 그때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에 나온 첫 소설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어떤 책인가요?
 8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대학을 졸업한 해에 쓴 『몽중방황』부터 가장 최근에 쓴 『나뭇가지에 걸린 남자』까지 실려 있죠. 표제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대리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사랑의 디스토피아'라고 할까요.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그려냄으로써 현실을 꼬집은 소설이죠. 『몽중방황』과 『오래된 크리스마스』는 제가 태어난 진안을 배경으로 썼습니다. 두 작품에 애착이 많이 가는 건 아무래도 태어나고 자란 곳을 배경으로 썼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종이비행기』입니다. 이 작품은 영어로 번역돼 해외에 소개되기도 했죠. 단편을 쓰고 나서 가장 큰 희열을 느낀 작품입니다.
 
 지난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로 동시에 등단한 걸로 아는데요. 어떻게 한 번에 두 곳에 등단했는지 궁금합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다 보니 등단이 늦었어요. 한데 한꺼번에 두 곳에 당선돼 그간의 날들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죠.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 없어요. <문학사상>에서 등단소식을 듣고 난 뒤 열흘 후 <작가세계>에서 연락을 받았거든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작가세계>에서 전화를 세 번이나 했는데 못 받은 거예요. 세 번째 전화는 다행히 받았어요. 심사위원 선생님이 웃으며 그러시더라고요. 이번에 전화 안 받으면 당선 취소시키려고 했다고요.
 
 작가님의 학창 시절이 궁금합니다. 언제부터 작가의 꿈을 갖게 됐나요?
 기자가 되고 싶어 신문방송학과에 갔습니다. 한데 신문방송학과에 다니면서 부전공으로 국문학 수업을 받았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싶었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으면 소설책과 문지 시집을 사면서 작가의 꿈을 키웠죠. 당시에 학교 앞에서 자취를 했는데 자취방에서 시를 끄적이던 날도, 원광문학회에 들어가서 했던 시 공부도 모두 다 생생하네요. 결국 스무 살 무렵에 시인의 꿈을 꿨지만, 졸업할 무렵에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어요. 아주 멋진 소설 한 편만 쓰자고. 그런 결심이 지금까지 오게 된 거죠.
 
 작가로 활동하면서 어렵거나 힘드신 점은 없나요?
 이제 첫 책을 내서 아직 힘든 건 모르겠어요. 어쩌면 등단을 하기 전이 더 힘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등단만 하면 모든 게 이뤄질 줄 알았으니까요. 요즘은 첫 책을 내고 난 후라 조금 한가해요. 사실, 워낙 제 성격이 긍정적이다 보니 특별이 어려운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내년 봄쯤에 장편을 내놓을 계획이에요. 현재 장편 소설을 퇴고하는데 주력하고 있죠. 평일에도 주말에도 이 작품에 매달리고 있어요. 이번 단편과는 새로운 서사의 장편을 그려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좌절하지 말고 계속 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글을 쓰는 동료들과 같이 합평 모임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해요. 절대 혼자 방에 틀어박혀 쓰지 말아야 합니다. 같이 토론하면 작품의 질이 한층 올라가거든요.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혼자 소설을 쓰다 보니 벽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때 가장 절실히 느낀 게 스승의 중요성이었어요. 저도 스승을 만나면서 제 생각이 많이 변했고, 제 안의 다른 면도 발견했으니까요. 앞으로도 모교에서 멋진 작가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이민서 수습기자 leeminseo1207@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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