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드로 성당 내부
베드로 성당의 외부
 1506년부터 시작된 베드로 성당의 설계는 르네상스 건축가 브라만테(Donato Bramante, 1444-1514)가 하였다. 그러나 1514년 율리우스 2세가 서거한 뒤 여러 번의 교황이 바뀌면서 설계도 변경되었고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도 참여하게 되었다.

 우여곡절을 겪은 성당은 100년이 넘게 지난 1614년에서야 대성당의 정면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후 잔 로렌초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1598-1680)에 의해 성당의 외부와 내부는 아름답게 장식되었으며 1625년 마침내 총체적인 완공을 보았는데 첫 돌을 놓은 지 120년만이다.

 완성된 베드로 성당은 미술사적으로는 바로코 양식에 속하게 된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건축의 외부가 좌우대칭으로 나누어진 것이나 건축물의 외부 장식이 조각으로 이루어 진 것, 화려한 내부 장식 등은 바로코 양식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베드로 성당을 들어가는 입구의 베드로 광장은 바로크 조각의 대가였던 베르니니가 설계한 것으로 그리스도가 양팔을 벌여 우리를 받아들이는 형상을 하고 있다.

 베드로 광장의 양쪽 원기둥은 284개이며 그 위에는 성인들과 교황의 모습을 한 대리석상으로 장식되어 있다. 베드로 광장의 한 가운데는 분수와 더불어 대성당과 마주하고 있는 25m의 높이로 우뚝 솟아있는 오벨리스크가 있다. 오벨리스크 탑 위에는 그리스도교의 승리의 상징인 십자가가 있다.

베드로 성당의 내부
 성당의 내부를 들어서게 되면 사람들은 먼저 화려한 금과 대리석 장식으로 이루어진 내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성당의 중앙에 뚫린 돔(Dome)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은 금장식들을 찬란하고 영롱하게 빛나게 하며 교회내부 전체를 하나의 천국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 안에서는 그 누구도 신의 위대함을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베드로 성당내부의 제단 앞에는 베드로가 예전에 설교를 하면서 앉았다고 전해지는 의자가 있다. 그 의자는 원래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나무 위를 청동으로 다시 단단하게 장식하였다.

 그 의자의 위쪽으로는 기독교의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가 보이고 그 위로는 네 명의 천사가 화관을 하늘로 끌어올리는 모습으로 부조되어 있다. 베드로 성당 내부에는 미켈란젤로의 첫 조각품인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하는 <피에타>상이 보존되어 있다.

  필자가 수업시간에 거의 예외 없이 시험문제에 냈던 것은 이 <피에타>상은, 미켈란젤로가 23살 되던 해 대리석을 거의 종이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었던, 그래서 이름을 날리고 교황으로부터 주문을 받으며 궁중미술가가 된 계기가 되었던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축 늘어진 예수의 육체에 나타나는 대리석상의 자연스러움과 고귀한 자태의 마돈나는 미켈란젤로의 거장다운 예술가적 재능이 그대로 발휘되고 있다.

  베드로 성당 지하무덤으로 내려가는 출구에는 베드로의 청동상이 있다. 이 베드로의 청동상의 오른쪽 발가락은 순례자들의 끊임없는 입맞춤 때문에 다 닳아서 원형이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 베드로 성당에는 베드로의 영묘도 있는데, 영묘는 제단의 바로 아래 지하에 있다. 성당 내부의 특징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베르니니에 의해 만들어진 청동 천개로써 거대한 바로크 양식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성당 내부에서 성당의 돔까지 만들어진 원형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성당 외부의 전망을 바라볼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바람이 불어 시원한 그 전망대에서는 주변의 경치와 더불어 바티칸의 영역을 살펴볼 수 있다. 그곳에서 필자와 동행했던 일행은 토론을 하기 시작하였다.

 미술사를 전공한 필자로서는 미술사적인 근거를 들어 성당의 훌륭함과 위대함을 설명하기 시작하였고 사회학을 전공한 친구는 당대의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을 역설했으며 종교학을 전공했던 친구는 그 당시 카톨릭의 무모함에 관하여 언급하였다.

 동시에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배웠던 것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체험을 하였는데 우리모두의 느낌은 달랐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다각적인 문화체험을 통해 학문하는 자세를 배웠던 필자에게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다. 

김향숙 (순수미술학부 강사)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