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거리를 걷다보면 스쳐가는 사람들 10명 중 7명 이상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위 명품이라고 하는 것들을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는 ‘품질이 매우 뛰어나거나 장인의 손길을 거친 제품’을 말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명품이란 값비싼 장신구나 생활용품 등 사치스러운 상품을 총칭한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명품을 선호하는 이 문제를 단순히 돈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소비형태라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심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명품 선호 풍조(?)와 관련지어 고민해 봐야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중·장년층을 포함해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명품 사들이기’가 뿌리 깊숙이 박혀 있다. 도대체 왜 대학생들마저 명품에 목을 매는 것일까?

 우리사회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그 사람의 신분을 결정짓는 풍조가 만연하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다시 말해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신을 과대포장 할 수 있는 명품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즉, 자신을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무언가를 찾고 싶어하고, 또 그러한 제품들이 자족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명품 구매를 위해 상식을 뛰어넘는 금액을 지불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런 차별화 욕구에 부응하는 사회 분위기가 기능이나 품질과는 관계없는 외관만의 명품도 충분히 수용하는 자세를 당연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명품 선호 속에 우리나라는 소위 말하는 ‘짝퉁천국’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관세청의 이미테이션 적발건수 조사에 의하면 지난 2003년에 285건, 2004년에 342건으로 조사됐으며 지난해에는 359건으로 해마다 점점 증가하고 있는 수치이다.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에 국내 이미테이션 시장 규모는 명품시장 규모에 근접할 만큼 커졌고, 높은 판매율로 인해 이미테이션 판매를 알선하는 업자들까지도 죄의식 없이 상품을 유통시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명품만을 추구하는 허영에 가득 찬 20대 여성을 일컫는 ‘된장녀’의 등장도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명품병(名品病) 만연에 일조하고 있기도 하다.

 남에게 주목받고 싶고 우쭐대고 싶은 마음이야 탓할 바 아니지만 최소한 우리 젊은 대학생들만은 이처럼 지나친 허식과 사치를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