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이말은 피 끓는 젊음이들의 도전 정신의 중요성을 비유하는 데 자주 인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자를 포함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0대가 ‘도전’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헤럴드경제(10월 23일자)가 발표한 대학생들의 ‘대기업과 공무원 선호’에 관한 보도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3%가 대기업 취업을 생각하고 있으며 대학원 진학 또는 유학을 원하는 이들은 19.2%, 공무원이 되고싶다는 학생들은 18%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나 대기업과 공무원을 제외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취직하겠다는 학생들은 불과 6.2%였고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도 3.7%에 그쳤다고 밝혔다.

 위 설문 조사를 보면 현 대학생들이 취업 선호도가 대기업이나 유학, 공무원으로 편중되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수도권과 지방대, 또는 전공의 종류를 막론하고 대기업과 공무원으로 취업희망 순위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안정적인 임기가 보장되는 공무원을 꿈꾸는 학생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대학으로 갈수록 공무원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우리대학의 경우만 보더라도 도서관을 가보면 전공을 불문하고 공무원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이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생겨난 신조어인 ‘고시족(공무원의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란 말이 우리의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 공무원 준비생이 늘어나면서 대학의 도서관이 고시촌화 되어가는 것은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되고 있다.

 대기업 입사도 좋고, 고시합격도 좋다. 그러나 각자의 개성과 가치관을 무시한 채 다수의 학생이 일괄된 목표를 꿈꾸는 건 문제가 있다. 우리는 급류에 휩쓸리 듯 아무 생각없이 현실이란 벽에 함몰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언론가이자 소설가인 민태원은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중년층의 어른들은 “내가 20대로 돌아가면 뭔들 못할까”라고 말한다. 우리는 중년층이 꿈꾸는 20대의 오늘을 살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청년 취업난에 관한 기사가 허다하고 취업 경쟁률이 몇 백대 일이니 하는 뉴스를 보며 한숨짓지 말자. 각자의 가슴에 나침반을 준비해 인생이란 항해에 도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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