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회 식목일인 5일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강원도 양양과 고성, 충남 서산, 경남 가야산, 경북 예천 등 열 곳이 넘는 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여 많은 임야와 수많은 가옥을 태워 많은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를 냈다한다. 특히 유서 깊은 낙산사가 완전 전소되어 보물 479호 낙산사 동종 등 귀중한 문화재도 소실되었다.

 우리나라는 전국토의 65%가 산지이며 이중 97%가 임목지로서 불에 타기 쉬운 침엽수가 많고, 특히 대륙성 계절풍으로 인한 봄·가을 건조기가 지속되고 해풍, 푄(Fohn)현상 등 건조한 바람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발생의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당국에서는 식목일, 한식을 대비해 산불 경계를 매번 당부해 오던 터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식목일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였기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구한말의 사회 혼란기에 황폐화되기 시작하여 일제의 목재수탈과 6.25동란을 거치면서 그 황폐의 정도가 극에 달하였고, 1960년대 들어 산림법과 사방사업법을 제정하는 등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복구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겨우 산림녹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산림은 임산물을 생산하는 경제적 기능과 국토 보전, 수자원 함양, 산림 휴양, 야생 동물 보호, 산소 공급 및 대기 정화 기능 등의 공익적 기능이 있다. 최근 들어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로 각종 공해가 발생함에 따라 깨끗한 물,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관 등의 공익 기능에 대한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산림자원의 가치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96년 4월에 발생한 고성산불의 결과에서 보았듯이 산불은 한 순간에 산림자원과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여 사막화시켜 버린다. 우리나라의 산불발생 원인은 흡연과 취사, 논·밭두렁 소각, 어린이에 의한 불장난, 군사훈련관련 폭발물, 전선, 무속행위, 낚시꾼 실화 등으로 각 종 부주위에 의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여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산불의 경우도 도로변 야산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아 운전자가 무심코 창밖으로 던졌을 담배꽁초 하나가 자연 훼손과 소중한 문화유산의 소실까지 몰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봄철에 찾아오는 산불을 예방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번 망가진 산림 생태계가 복원되기까지는 적게 잡아도 5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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