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은 인생의 황금기라 불리는 20대에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미뤄두고 군대에 입대한다. 하지만 봉사정신의 발로인 남성의 국방의무가 일부 여성들로부터 희화화되고 있어 문제다. 
 최근 '여성시대'라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남성들이 군대에 가는 것을 '혜택'이라고 말하며, 여성들도 군에 입대해 남성들이 받는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글들이 올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 문제는 단순히 오늘날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부터 여성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에서는 군대를 가는 남자에 대한 조롱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녀들은 '꿀대', '군캉스', '코리안워킹홀리데이'라는 말로 남성들이 군대에 놀러 간다는 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폄하하고 있는데 이들의 이러한 행동들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우리나라 군대는 장병들에게 수준 낮은 대우를 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SNS를 통해 올라온 군인 식단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식단이 밥과 김치, 햄 한 조각이 고작이었던 것이다. 또한, 공군 모 부대에서는 지난 1월 군대 내 코로나19 증상 의심 격리병사들을 영하의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폐건물에 난방도 없이 격리시키며 용변도 안에서 알아서 처리하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논산 육군훈련소는 24시간 마스크 착용과 더불어 입대한지 3일이 지나야 세면을 허용해 주는 등 단순히 방역 대책이라 보기 힘든 인권 침해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
 이렇듯 현재 우리 20대 젊은 남성들은 군에 입대해서 '젊어서 하는 고생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미안하게 느껴질 만큼 가혹한 대우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라 그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사회에 돌아왔을 때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육아와 같은 사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는 재취업의 기회를 주기 위해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대부분의 대학도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를 운영해 여대생들이 우수한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방의 의무를 다하느라 경력이 단절된 20대 남성을 위한 대책에는 이렇다 할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이 시기의 남성은 경력이 단절된 사회적 약자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또래의 여성들은 남성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동안 충실히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며 빠르게 사회에 진출해 자리를 잡는다. 그렇기에 약 2년의 시간의 공백기가 생긴 남성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어떤 곳에서도 그들을 위한 지원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현실에 남성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들어갈 땐 우리 아들, 나올 때는 남의 아들'이라는 말이 돌 만큼 군에 대한 인식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단순히 애국심과 의무감으로 이를 버티기에는 주어진 현실이 너무도 잔인하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느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은 시간은 없다. 자신의 젊음을 바쳐 국방의 의무를 다한 그들에게 격려를 보내줘야 하며 인식 또한 바꿔져야 한다. 또 그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도 개선돼야 한다. 다시 돌아온 그들이 우리 사회에 완만하게 정착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직접 나서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그들이 토사구팽(兎死狗烹)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사람이 홀대 당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이정호 기자 dlwjdgh1128@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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