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20대를 약관(弱冠)의 나이라 칭했다. 약관이라는 말은 갓을 쓰고, 상투를 트는 나이임을 나타낸다. 예컨대 20대가 되면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달리해야 한다는 선조들의 깊은 뜻일 게다. 하지만 오늘날의 20대는 어떠한가? 과거보다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개개인의 지적 능력과 정보전달 능력은 월등하다. 하지만 현재의 20대는 예전 약관(弱冠)의 나이라 칭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성보다는 감성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20대들의 혈기를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이끄는 요소들은 뭐가 있을까?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취업 문제?, 남녀갈등?, 영끌(영혼을 끌어 모음의 준말)을 해도 안 되는 내 집 마련?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은 또 다른 요소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문제를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대하며 무작정 논리 없이 대처하고, 때로는 욕하며 마지막엔 스윽 외면해 버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런 현상들은 최근 제 20대 대통령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 20대는 정치판에서 정치의 주체보다는 보호 대상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이성보다는 감성을 앞세운 20대의 속성에 따른 결과다. 
 사실 앞서 말한 문제들은 현 정부의 정책과 논리로 귀결된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현 정부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넘기는 정책, 국민에게 분열을 일으키는 정책, 당장 눈앞의 문제만 생각하는 정책 등 정치 포퓰리즘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과정이나, 부적절한 인사 조치 등의 문제로 젊은이들로부터 공정성 없는 정부로 타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이성보다는 감성적으로 현정부를 비판이 아닌 비난만 해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일이다. 실제로 현 정부에 친화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집단을 '대깨문'으로, 친중적이고, 친일적인 정책을 보면 '짱깨'나 '쪽바리'라고 비하하는 행위는 우리가 이성적으로 힘들게 쌓아 올린 인간의 격을 다시 문명 이전으로 회귀시켰다. 이러한 것들은 생산성이 없고, 건설적이지 않으며, 감정 소모로 '소리 없는 아우성'일 뿐이다. 
 오는 3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일이다. 이번 선거는 여러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공약을 내건 후보가 누구인지 판단해야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의 청년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여전히 '철없는 소년의 모습'으로 이번 대선에 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감성적 요소들로만 판단해 투표를 하게 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의 몫은 다시 우리가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성에 치우친 설탕 발린 약속과 다수와 소수를 나누는 것들이 마치 정당하다는 공약들에 대해 환호하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다. 이성의 전당에서 학문의 성취에 대해 소통하며, 사회생활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 우리들은 스스로 철없는 소년의 모습에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 우린 이성으로 쌓아 올린 문명의 축복을 누려야 할 가치가 있다. 이제는 감성을 조금만 내려놓고, 그 자리에 이성을 초대하길 바란다.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자 어른으로 나아가는 관문은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경험치 없는 20대 소리는 듣지 않기 위해, 편가르기를 하는 정책, 즉 이이제이(以夷制夷)에 당하지 말자. 부디 힘을 빼고, 이성으로 세상을 바라보아 어른으로 가는  약관(弱冠)의 나이를 잘 견뎌내길 소망한다.

강창구 기자 kcg0129@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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