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정, 환신, 자생황금기 같은 제품들은 언뜻 보면 한약 같지만 실은 건강기능식품이다. 그렇다면 한약과 건강기능식품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약과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의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목적'에 있다. 먼저 한약은 '약'이며, 건기식은 '식품'이라는 점에 주목해보자. 약이란 병을 치료하는 목적을 갖고 쓰이는 물질이다. 하지만 건기식은 병을 치료하는 데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근래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느낀 A 씨를 예로 들어보자.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A 씨는 눈을 맑게 해준다는 건기식을 섭취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악화됐고, 마침내 눈을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A 씨는 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받는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A씨는 '자신의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건기식을 섭취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자 '눈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한약을 처방받았다. 
 한약과 건기식의 또다른 차이에는 재료의 한계성이 있다. 양귀비나 미치광이풀처럼 잘못 사용할 시 인체에 피해를 주는 재료는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건기식은 여러 가지 연구와 검사를 거쳐 인체에서 유용한 가능성을 나타낼 수 있을 정도(양)로만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건기식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와 감시 아래 만들어진 식품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한약의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하다. 부자 같은 한약재의 경우 독성이 강해 사약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한의사의 진찰 및 처방으로 간수치를 낮추기도 해 한약 배합기술 전문성의 필요가 입증됐다. 따라서 안전하게 한약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한의사에게 한약을 처방받거나 한약사가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한약 처방의 종류와 조제 방법에 따라 조제한 한약을 구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약과 건기식의 차이에는 원료의 질 차이가 있다. 농가에서 재배된 특용 작물은 유효성분이나 독성 등의 검사를 기준으로 한약재와 농산물로 나눠서 유통한다. 의약품용 한약재는 일반인이 살 수 없고, 오로지 한의원이나 한약국 등 인증된 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인터넷에서 구매가 가능한 한약재는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는 농산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인터넷에 한약을 검색하면 한약과 함께 건기식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인지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약과 건기식의 차이를 명확히 알지 못한다. 자료를 살펴보자. 2003년 건기식이 법으로 제정된 이래로 건기식의 유통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2020년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일반의약품보다 건기식을 구입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건기식의 지출은 12만 6천336원으로 일반의약품의 1.4배, 한약 및 첩약의 5.8배에 달했다. 7년간 건기식 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이 4.7%인 것에 반해 한약 및 첩약 지출은 9.8% 감소했다. 이처럼 건기식의 지출이 늘어감에 따라 한약 및 첩약 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국민들이 건기식을 한약의 대체제로 생각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문제는 이러한 허점을 파고드는 기업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크릴오일'의 경우 항산화 효과와 고지혈증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해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이 크릴오일은 '의약품'이 아닌 '일반 식품'으로 허가를 받은 품목이었고, 사람들의 착각을 덜어주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과대 혹은 허위 광고 제재를 가했다.
 건강해지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기업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건기식과 한약의 차이를 명확히 알아야한다. 식품과 약을 올바르게 사용해 우리대학 구성원들이 건강을 영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김다혜 기자 kdh07165k5k@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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