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길 동문은 우리나라 종합 에너지 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SK이노베이션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임 동문은 1991년 신문방송학과(84학번)를 졸업한 해에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래 현재는 SK이노베이션에서 부사장 겸 벨리크레이션 센터장으로서 성공 샐러리맨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임 동문은 신입생을 효과적으로 모집하기 위해서는 홍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꿈을 품고 '가고 싶은 대학', '보내고 싶은 대학'의 이미지를 구축"을 제시했다.〈원대신문〉은 임 동문을 만나 '시작이 반이다'라는 좌우명과 글로벌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편집자

 우리대학의 신문방송학과를 1991년에 졸업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연관 구성원들에게 선배님의 자기소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1984년에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한 임수길입니다. 아시다시피 80년대는 광주민주항쟁으로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민주화 열풍'은 시대의 화두가 돼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선후배, 동료들과 치열한 논쟁을 벌이면서 군부독재에 저항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편으론 훌륭한 교수님들의 가르침을 받아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에 취업을 해 올해로 31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SK이노베이션 부사장 겸, 벨리크레이션 센터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은 SK이노베이션의 부사장으로서 우리나라 글로벌 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SK이노베이션은 어떤 기업인가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우리나라 종합 에너지 석유화학과 관련된 기업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이며,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300대 후반쯤에 해당되는 회사입니다. 또한, 미국, 중국, 헝가리를 비롯한 7개 나라에 글로벌 사업장과 대한민국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해외 자원 개발의 비즈니스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된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삼성전자에 입사해서 근무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의 근무 환경의 차이점이 있다면 밝혀주시고 글로벌 기업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말해보려 합니다. 왜냐하면 차이점보단 공통점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공통점은 바로 경영 전쟁터가 글로벌 무대라고 하는 점이고 또 하나는 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느냐와 같은 '능력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두 회사가 매우 유사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특징은 '소프트 파워를 어떻게 육성하고 어떻게 그것을 더 확장성을 가지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로 고민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은 글로벌 기업을 이해하는데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겁니다.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많은 노력과 과정이 있었겠어요. 그 과정에서 부사장님께서는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우리 회사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해서 얼마나 자부심을 갖고 자랑스러워 할 것인지, 또한, 우리 회사를 바라보는 이해 관계자들이 우리 회사에 대해 얼마나 신뢰를 갖고 투자자로, 동반자로 함께 할 것인지 등 유무형적으로 '신바람'이 나도록 하는 일들을 제가 담당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무엇보다도 2만 5천여 명에 달하는 글로벌 구성원들이 어떻게 SK이노베이션이라는 브랜드 아래 자긍심을 갖고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이 제가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되겠지요.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입니다. SK이노베이션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무엇보다 '컨슈머 일렉트리닝 쇼'라는 전시회를 기획했던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컨슈머 일렉트리닝 쇼'는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데 세계적인 CES전시회로 기획의도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서 인류에 공헌하는 무언가를 이뤄내고, 자연스럽게 회사와 조직이 동반성장하도록 하는 그런 기획이었습니다. 다행히 전시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고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 있는 일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겠네요.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서서히 일상 속으로 회복 중에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을 이끌어 왔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를 정면으로 극복한 사례 한 가지를 소개하고 싶네요. 우리 구성원들이 코로나19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의미 있은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요즘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확산되고 있는 플로깅을 트렌드 화두와 접목시킨 사례입니다. 이것은 SK이노베이션 전 계열사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데 직접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공익활동에 기여하기로 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구성원들의 자원봉사에 더해서 "산과 바다를 깨끗하게 한다"라는 의미를 담아 '산해진미'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만들었고, 그것을 플로깅과 접목해서 매우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나중에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범국가적인 캠페인으로 확산, 현재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은 명함에 독특하고, 창의적인 표현(전무를 ㅇㅇ)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향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게 된다면 명함에 어떤 표현을 사용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명함은 나를 대신하는 분신과 같은 것이죠.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달랑 명함 한 장에 담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학문적 내용이나 어떤 이론을 열 페이지, 수 페이지로 쓰기는 쉽지만 단어 하나로 표현하는 건 간단치 않습니다. 사장은 모름지기 모든 일이 잘되도록 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또한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사방    (여러)군데가 잘 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뛰어야 합니다. 이러한 네 가지 의미를 담아서 나중에는 함축적인 표현으로 넉 사(四)자에 장려 장(奬)자를 쓰면 어떨까합니다.
 
 현재 부사장님께서는 '홍보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대학은 학령인구의 절대 부족과 수도권 심화 현상으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선배님이 모교인 우리대학을 홍보한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홍보의 달인이라고 하니까 부끄러운데, 그렇게 불러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부사장 승진 전에 홍보팀장, 부장을 거치면서 우리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엇을 어떻게 소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무적인 홍보 체계가 나름대로 잡혀 있었고 괄목할만한 여러 성과를 나타내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모든 조직은 고객, 소비자, 수요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부서인 홍보팀은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업의 경우, 고객 유입을 위해 기획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홍보가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대학이 신입생들을 효과적으로 모집할 수 있는 단기적인 방법은 우리대학 홍보팀이 예비 신입생들은 물론, 그들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부모나 선생님들을 타겟으로 그분들이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는 메시지를 개발, 소구해야 합니다. 꾸준히 학교의 역사, 장점, 전망 등을 어필해 꿈을 품고 '가고 싶은 대학', '보내고 싶은 대학'의 이미지를 구축하면 좋을 것 같네요.
 
 선배님은 대학 시절 기인으로 알려 질만큼 유명했다고 들었습니다. 신문방송학과로 전공을 택하게 된 동기와 선배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제가 신문방송학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학창 시절에 글짓기에 관해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시절에는 백일장 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지요. 주로 백일장에서 쓴 글은 아직 때가 묻지 않은 눈으로 당시 시대상황을 날카롭게 바라보며 비판하는 일명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내용이었나 봅니다. 그래선지 담임선생님 왈 "지금까지 너처럼 글을 쓴 사람은 처음 봤다"며, "너는 기자가 돼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는 단지 글 쓰는 것에 재미가 있었지만 담임선생님의 권유와 제 희망으로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하게 됐지요.
 되돌아보면, 제 대학 생활은 앞서 언급한 민주화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공부가 주가 됐습니다. "임수길을 찾으려면 도서관에 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학과 행사나 특히 술자리엔 빠짐없이 참석했지만 절대 공부의 끈은 놓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이 닫히면 공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궁리 끝에 학과에 별도의 공부방을 개설해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했죠.
 
 좌우명과 앞으로 선배님의 계획과 최종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저의 좌우명은 '시작이 반이다' 입니다. 무슨 일을 하려면 먼저 스타트를 끊어야 합니다. 어떤 일에 대해 머뭇거리지 말고 첫 발을 빨리 내딛는 것이 중요하죠. 시작도 하기 전에 '나는 못 할 거야'라고 지레 겁을 먹으면 100% 실패합니다. 시작이라도 하면 50:50이라는 확률이 있겠죠. 그래서 자기가 어떤 성과나 결과를 얻으려면 먼저 일을 저질러야 합니다. 일보 먼저 저지르고, 이보에서 생각하고, 삼보에서 계속할지 말지를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만 그러려면 평소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겠죠.
 외람되지만, 이제 훌륭한 우리대학 후배들이 잘될 수 있도록 학교 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좋은 레퍼런스(reference) 모델이 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자 최종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합니다.
 평생의 덕업을 쌓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틀을 잡아주신 교수님들, 친구들, 저를 도와주셨던 많은 '원광구성원'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그리고 우리 후배들에게 원광인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부심과 자긍심은 굉장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만 본인의 정체성(identity)를 발휘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수길'하면 사람들에게 각인된 '임수길이라는 브랜드'가 많은 사람한테 '임수길'을 인식시킬 수 있고, 그것이 인정의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준비된 자신의 능력을 믿고 일단 저질러보는 용기와 당당함을 키워보시기 바랍니다. 항상 우리대학 후배들을 응원하겠습니다.


 홍건호 기자 hong7366@wku.ac.kr
 배성민 수습기자 aqswdefr3331@wku.ac.kr
 조혜연 수습기자 yeonsop321@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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