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원광대학교 개교 76주년을 축하하는 기념식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우리는 2년여의 길고 긴 코로나19라는 겨울을 벗어나 새로운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여 시간 동안 우리는 벚꽃 핀 아름다운 교정에서 수천의 학생들이 운집한 모습을 보았고, 조심스레 마스크를 벗고 교정을 걸어보기도 하였습니다. 개교 76주년을 맞아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해준 교직원, 학생 및 지역사회의 모든 분들이 함께 축하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기념식에서는 지난 3년간의 대학 경영에 대해 회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2018년 12월, 총장 부임 직후의 가장 큰 고민은 학령 인구 절벽이라는 축소의 시대가 일찍부터 예고되었던 반면, 원광대학교의 경영 전략이 확산의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학교 경영은 축소가 능사가 아니라는 비판과 저항도 많았지만 총장으로서 축소를 향해 걸어가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제 할 일을 수행해주신 교직원 여러분 덕분에 최근 우리 대학은 빅데이터 분석 브랜드평판지수에서 전국의 대학교들 중 18위, 호남권 사립대와 전라북도 도내 대학들 중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잘 알고 계시듯 대한민국의 지역 사립대학교들은 교육부의 평가에 의해 지급되는 국고 보조금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교육부 평가에서 중요한 지표는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그리고 유학생 불법 체류율 입니다. 이러한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프라임사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초까지 3년 연속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불법 체류율 개선책도 마련하여 내년, 후년에는 유학생 모집을 통해 학교의 규모를 유지하는 전략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를 통해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입었던 원광대학교의 긴 겨울도 코로나19와 함께 서서히 저물어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는 몇 해 전 대규모 국가 예산과 학교 적립금까지 투입하여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새 건물을 지었지만, 다른 건물들의 공간을 합리적으로 재배치하는 경영효율화를 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결과 사용하는 건물 수와 공간의 면적은 늘어난 반면 학생과 교직원 수가 줄어들면서, 공간 이용률은 낮아지고 유지보수비는 많아지는 비효율의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우리는 개교 75주년을 즈음하여 마련된 2046 캠퍼스 마스터플랜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효율적인 공간 운영, 학생들이 정주하는 캠퍼스, 그리고 시민과 함께 하는 대학교정을 통한 100년의 탄탄한 기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말, 40년 된 학생회관을 개선하기 위해 건축, 조경, 실내·산업디자인 학과의 교수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총학생회가 함께하는 학생참여형 디자인워크샵을 개최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였습니다. 이러한 모델은 우리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우리는 구성원들 스스로의 자력과 외부환경의 타력을 조화롭게 하여 학교라는 공동체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발전은 우리 밖의 조물주나 부처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곧 나의 조물주요, 내가 바로 부처님"이라는 진리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개교 76주년을 맞아 구성원들 모두가 진리의 조물주로, 부처님으로 거듭나 원광대학교의 개벽으로 이끌어가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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