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문용진 총학생회장(한의본과 2년)이 지난 12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이유는 2007년 등록금 협상 때 등록금 인상의 근거가 된 도서관 개선약속을 학생들과의 협의 없이 대학당국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에 대한 해명과 로스쿨 유치와 도서관 신ㆍ증축 중단과의 연관관계를 명확히 밝히라는 것이다.


 단식(fasting)은 종교적 수행 방법이나 건강, 정치적으로 ‘항의’와 ‘저항’의 수단 등으로 이용된다. 단식은 특정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금식과 결부시키는 행위이다. 궁극적으로는 투쟁하는 사람이 생명을 담보로 특정 사안에 대해 이슈화시켜서 공론화시키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우리나라에 내노라하는 정치인들도 수많은 단식투쟁을 해왔다. 1983년 23일간의 단식을 통해 호헌철폐와 정치인들의 사면․복권을 주장한 김영삼 전 대통령, 국회의원 이기택, 국회에서 의결한 특검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9일을 단식한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 등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진짜 제대로 된 단식을 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정말 힘겨운 단식을 벌인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진정성이 의심되는’ 정치성 단식이 많이 있었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단식 중에 쌀뜨물을 잘못 먹고 식중독으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웃지 못할 일도 있다. 한미 FTA를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벌였던 김근태, 천정배 두 전직 장관의 단식장에는 정수기, 전기시설, 난방기, 방명록, 외제 무선주전자, 화분, 보조 텐트까지 등장해 ‘화려한 단식’이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단식투쟁이 이처럼 부정적인 의미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영국의 지배통치에 반대하며 인도의 성부 마하트마 간디가 감옥에서 벌인 단식은 ‘비폭력무저항주의’로서 인도 독립을 얻어내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천성산과 도롱뇽으로 세상에 알려진 지율스님의 단식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천성산과 천성산의 도롱뇽을 지키기 위해 경부고속철도 경상남도 양산 천성산 터널 공사 중지를 요구하며 총 4차례에 걸쳐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지율스님의 단식은 유명 환경단체나 정치집단, 사회단체, 종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도 아닌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순수함 자체로 평가를 받았었다.


 총학생회장의 이번 단식투쟁이 헛되지 않고 학교의 발전과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희생정신의 발로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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