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지 기자

대학 시간강사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어 대학사회가 떠들썩하다. 서울의 ㅅ대학은 최근 5년동안 3명의 시간강사가 자살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모 대학의 시간강사 ㅎ씨의 유서가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유서를 통해 당시 그의 심정을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는 "열심히 강의하고 논문 쓰면 대학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시간강사 생활 2년이 20년 같았다고 술회했다. 또한 초과 강사료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강한 반감도 나타냈다.


대부분 우리나라 대학의 시간강사들은 최저임금이 정해져 있지 않은 비정규직이다. 때문에 전임교수 임금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된다. 서울 모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심 모 씨는 한 달 12시간 수업에 37만원의 수입이 전부라고 했다.


심강사가 평균 세 개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 해도 고작 100만원 안팎 수준이다. 타 업종은 아무리 비정규직이라 해도 보통 정규직 임금의 반은 지급받는다. 그런데 유독 시간강사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쳐 우리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학 강사의 낮은 처우는 어제 오늘 불거진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잘못된 문제를 개선해야 할 당사자인 대학과 정부에서는 󰡐나몰라라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 측에서는 임금이 낮은 시간강사를 계속해서 채용해 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


시간강사 역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대학에서조차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실정이다. 심지어 4대 보험조차 적용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이 각각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자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자동 폐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지난해 9월부터 천막농성 시위를 하고 있다. 190여 일째 시간강사 지위 향상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대학강사 교원지위 회복시켜 대학교육 정상화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어 서울대 서양사학회 회원들은 국회에 제출한 교원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젊음과 열정으로 강단에 올라서고자 하는 강사들을 절망과 좌절에 빠뜨려서는 안된다. 대학과 사회 모두 이 점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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