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2008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시험’이라는 대답도 적지 않게 나올 것이다. 그만큼 시험은 사람들에게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이다. 이렇게 부담스러운 시험이 여전히 시행되는 이유는 시험이 단순한 평가의 기준만이 아니라 학습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시험에 멍든 나라도 없다. 특히 대학입시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시험을 피할 수는 없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도, 취직을 하기 위해서도 시험은 필요하다. 어찌 보면 시험은 일종의 통과의례이다.


일부 시험이 없는 나라도 있다. 독일대학의 경우, 우리와 같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제도가 없다.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보는 대신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소논문을 제출해야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자율적인 제도의 교육효과가 의심을 받고 있다.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는 학생은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학습기간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국가도 시험제도가 일반화된 교육시스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물론 시험이 교육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시험이 모든 것을 지배해서는 더욱 안 된다. 시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창의적인 학생이 배출될 수 없다. 단순히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암기식, 주입식 교육으로는 지식정보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험은 학생들의 학습상황을 점검하고, 이것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를 평가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시험이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험을 보고 난 다음 시험에 대한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험은 학습의 일환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시험을 보고난 뒤 시험문제의 정답이나 풀이 그리고 성적 등을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생들이 시험결과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시험이 끝난 후 시험에 대한 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제한된 강의시간에 시험에 대한 설명까지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원격강의의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서 모범답안과 성적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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