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은 인간의 정신이다. 즉 상징은 어떤 사물의 기호나 지시체를 정신적 의미로 바꾸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도의 정신활동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나 조직은 자신의 삶이나 철학을 상징으로 만들어 표현한다. 독일의 저명한 문화철학자 카시러가 갈파하고 있듯이 신화나 종교, 문학이나 무용,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의미세계를 표현하는 상징적 활동이다. 즉 상징은 인간 정신의 심장운동이며 그 맥박운동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의 깊이를 외부로 드러내는 정신적 에너지의 표현이다.


62년의 전통을 지닌 원광대 역시 그 오래된 역사만큼 다양한 상징물을 가지고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교문에 바로 남녀상이 표현되어 있고, 도서관 옆에는 일원상을 모시고 있는 여성과 나무와 책을 들고 있는 남성 2명으로 둘러싸인 교시탑이 있으며, 정문과 수덕호, 학생회관 앞에는 교조(校鳥)인 봉황이 모두 3마리가 있다.

도서관 앞과 학생회관 옆에는 <사월의 신용벌>과 박항식시비(詩碑)가 있고, 학생회관 앞에는 60주년 기념탑이, 박물관 앞에는 2개의 해태상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덕비나 4개의 돌탑, 미대 앞의 조각작품 <빅뱅>이나 숭산기념관 앞의 조각들 등 수많은 상징물들이 교정 도처에 널려 있다. 이 모든 상징물들은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진 원광대의 정신적 몸들이다.


이러한 원광대의 상징들 가운데 일부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정돈된 언어로 잘 소개되고 있고, 교표나 교색, 교화(校花)나 60주년 앰블렘 등이 세련된 이미지로 우리의 손길이 닿기를 기다리고 있어 원광대의 이미지를 대외내적으로 고급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상징물들은 왜 세워졌는지, 왜 그 자리에 서 있는지, 그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지 그 존재 이유를 전달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다. 상징물들은 수없이 많은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전달되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이다. 대학의 역사와 전통, 철학과 정신은 그 대학의 상징의 의미와 해석의 밀도가 깊이를 얻을 때 함께 깊어지고 발전되어 간다.


교내 도처에 널려 있는 상징물들이 그 존재의미를 얻고 고유명사로서의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어질 때 이는 원광대 구성원의 살아 움직이는 정신적 맥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교내의 상징물과 그 의미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구성원들이 대학에 애정을 갖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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