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년 기념'이라고 해마다 붙이는 수식어는 남들 눈에는 괜한 법석으로 비춰질 때도 있지만, 한 해 한 해 소중히 기록하고 끈덕지게 노력한 사람들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격려와 반성의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원광대신문>이 벌써 52주년을 맞았습니다. 52년간 묵묵히 지켜낸 활자들과 그간의 노고를 생각하니 기쁜 마음이 앞섭니다.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기획하고 취재했다는 점 때문에 <원광대신문>을 꼼꼼하게 읽고 있습니다. 학생들 개개인의 의견이나 건의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어떤 흐름이나 학교에 대한 의견을 활자화해 여론으로 표현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하기에 한 자 한 자 놓치지 않고 읽으려고 합니다.

 때론 풋풋한 젊음이 부러워 웃기도 했고, 때론 냉철한 시각에 뜨끔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저를 인터뷰한다고 했을 때는 다른 신문사나 방송사와 인터뷰하는 것보다 더 기대했고, 더 긴장했습니다.

 52주년 축사를 쓰면서 한 가지 아쉬운 건,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원광대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소식입니다. 학교는 교수의 것도, 교직원의 것도 아닙니다.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곳입니다. <원광대신문> 역시 학생들을 위한 매체입니다.

 원광대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학생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말하기 어려운 '불편한 진실'(앨 고어)이 학교 내에 있다면 담아내야 하고 학생들의 건의 사항이 있다면 그 흐름을 짚어서 다뤄줘야 할 것입니다. 사안에 대한 정치적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문의 순수성 역시 잃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도 자신들의 의견이나 발언이 어떤 식으로 전달되는지, 실질적으로 학교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원광대신문>을 통해 확인하려 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활자로부터 시작합니다. 최초의 생각, 최초의 행동, 최초의 단서는 모두 활자입니다. 거기서부터 의견이 시작되고 세상이 열립니다. 쌓여가는 '신문'은 일회용이 아닙니다. 현재를 담고 있지만 역사가 되고 미래가 됩니다. 지금 기사화된 내용이 현실을 어떻게 바꿀지, 또한 과거의 얼마나 중요한 증인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원광대학교의 뜨거운 조력자이자 차가운 조언자인 <원광대신문>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지금껏 충분히 당당하고 노련했지만, 펜 끝은 더 날카로워지고 손끝은 더 따뜻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장 나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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