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을 좋아하는 60대 할아버지는 MZ세대, 트로트를 좋아하는 10대 학생은 X세대?" 한 달 전,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었던 공익 광고의 카피 내용이다. 일면 그럴싸해 보일 수 있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상식을 벗어난 말이다. 60대면 베이비붐 세대 아닌가? X세대는 10대가 될 수 없는데? 라는 의문이 뇌리를 스쳤다. 말을 곱씹으면서 의미를 되새겨보니, 잘못된 건 기자가 은연중 갖고 있던 생각이었음을 알게 됐다.
 기자는 지난 1413호 <열린소리>에 'MZ세대와 비혼주의'라는 주제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스로 세대를 알파벳에 가뒀었다. 편의상 부르는 호칭에 불과하지만, 이것 또한 편견이 될 수 있음을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세대 차이는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의식 차이를 뜻한다. 이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세대 차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불가피한 부분은 인정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무의식에 쓰는 알파벳 'MZ'는 세대 차이를 더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알파벳으로 만든 울타리에 스스로를 가두고, 소속감을 느끼며, 자신과 다른 세대로 나뉜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세대 간의 차이는 허물기 어렵다고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허물 수 있다.
 차이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상대를 동등하게 대하기는 어렵다. 같은 세대를 살아오며 생긴 동질감은 무시하기 힘들다. 지식과 시각, 언어 등 그 세대만이 공유하는 무언가가 그들만의 무리 안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성질도 변화한다. 어떤 시기에 태어나서 자란 세대가 특정한 사건이나 시대를 경험하면서 갖는 고유한 특질이 나이가 들어도 잘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현상인 '세대 효과(generation effet)'와, 연령으로 이미 구분된 집단이 사회 내의 다른 요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연령 집단의 특성이 변화되는 현상인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세대 간 정치 이념의 차이로 인해 지지 정당, 투표율로도 갈등을 빚을 수 있고, 세대 간 일자리 경쟁, 노인복지 증대로 인한 기회와 자원의 분배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있으며, 가치나 스타일, 감성 차이,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 기기 접근성 격차 등의 문화적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 외에도 갈등은 세대 간 부양이나 의사소통, 생활패턴,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차이 등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난다. 
 세대 차이는 세대 간의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다. 기성세대의 경우, IMF 같은 금융위기를 맞으며 경제적인 어려움과 자업자득으로 본인의 기회를 만들어 갔다. 반면, 청년세대는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면서 기회의 문을 쉽게 접하고, 개인만의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한다. 
 이처럼 두 세대는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접점을 찾기 어려우며, 이것은 소통의 부재로 연결된다. 세대 간의 교류가 부족하다는 것 역시, 세대 차이의 원인이고,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해결될 수 있다.

조혜연 기자 yeonsop321@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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