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콘텐츠 걱정이 없을 것 같다. 매일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 줄을 타고 쭉쭉 기사를 뽑아낸다. 무엇보다 정치 분야는 다기망양(多岐亡羊)해서 제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다 싸움이 번지는 건 예삿일 같고, 잠깐 안 봤다고 하면 그새 뒤로 밀려난 화젯거리가 끊임없다.
 그래서 이 세계 속 현대인에게는 적막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당장 오늘 점심·저녁 메뉴도 고민인데 정치는 사치야"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가의 앞날과 고위관직 이슈에만 치중돼 정작 국민에게 상관없는 이야기가 대다수인 경우로,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정치라는 주제보다 흥미로운 연예 뉴스가 월등히 와닿는 것 같다.
 20대에게 정치는 '가성비'가 떨어진다. 특히 20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현실적이고 직관적 판단을 중요시하는 세대다 보니 이해에 많은 시간이 투자되는 정치에 관심을 두기가 어렵다. 이처럼 논리적인 사고력과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20대의 정치 참여율은 이미 저조한 것으로 자명하다. 참고로 우리나라 21대 국회위원의 평균 나이는 54.9세다. G20 국가 중 3등이었고, 평균 나이가 가장 낮았던 이탈리아(44.25세)와는 10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단순히 연령 평가로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와 사회 간의 거리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20대들이 유독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가 뭘까? 어느샌가 지나친 감정은 내색하지 않고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진 오늘날의 분위기가 그 이유로 거론된다. 
 한편으로 화(火)가 많은 현실 세계 속에서 조용히 살아남기를 원해 몸을 사리는 반응일 수도 있다. 반대로, 있는 그대로 화를 표출하는 '냉소적'인 사람들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 그거 우리가 소리 낸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없잖아." 등은 지극히 현실적인 반응이다. 설문 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 진행된 20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의 결과는 그야말로 솔직했다. 얼마나 관심 없는 지에는 '관심 없다'(55.2%)에, '전혀 없다'(23.3%)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78.5%다.
 "무관심이 제일 무섭다"는 말처럼 사회 정황에 멀찍이 거리를 두고 나와는 관계없다는 듯이 멍하니 바라보는 태도도 보인다. 이는 자칫 무관심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새로운 세계가 겁이 나서 포기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치가 마냥 어렵게 느껴져 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사 뉴스를 읽었는데 일면식 없는 단어의 나열이라면 다시는 보기 싫었을 테니 말이다. 
 기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뉴스를 보며 미래 기자의 꿈을 키웠다. 그때마다 두 손에는 항상 인터넷 사전이 대기했다. 그리고는 부모님께 두 정치인, 혹은 그 이상의 관계에 관해 물었다. 즉 비교적 정치에 관심이 많은 기자에게도 정치는 난생처음 접하는 어려운 용어가 오가고, 기성세대가 지독히 얽힌 파벌 싸움에 불과해 보였다. 때문에 정치는 곧 어른들의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접근하기 어렵다고 해서 무관심할 이유도 없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건·사고에 비판적 시각을 기르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됐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란, 대중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민주주의가 시끄러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가 그렇게 올바른 길을 걸으려 노력해야 혼란스럽더라도 민주주의 국가가 유지된다. 
 무관심, 냉소, 포기 등의 태도는 의사 표현의 한 범주이지만, 민주 국가의 덜컹이는 방지턱일 수 있다. 더불어 개인의 의사가 자유로운 시대에 걸맞은 세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우리 중 일부는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특정 정당에 지지하며, 선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답답함을 버리고 도약할 때가 아닐까? 이쯤에서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서진 기자 913seojin@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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