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는 희망이지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필력을 갖추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하고, 좋은 글에서 얻어낸 예지를 바탕으로 꾸준한 글쓰기 연습을 지속해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좋은 글을 읽는데 집중하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부여에는 개인적으로 러브 레터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건데 러브레터 1통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우고, 자신의 부족한 필력을 자학하며 쓰고 또 다시 쓰기를 반복했던가?, 상대의 마음을 흔들 러브레터 몇 통을 쓰기 위해 노력했던 글쓰기 과정들이 글쓰기에 대한 진정성, 절실함, 집중력을 키웠던게 사실이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좋은 글들을 탐색하고 좋은 책들을 구입하는 좋은 습관까지 덤으로 얻게 했다.  

 

 롱팰로우의 서사시 '에반젤린', 카릴 지브란의 '예언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안병욱의 수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등과 영화 '콜드 마운틴', 영화 '애수', 영화 '러브레터', 영화 '러브 스토리'등 같은 명작들을 통해서 사랑에 대한 감수성과 러브레터를 위한 영감과 언어들이 풍부해 진 것으로 기억한다.  
 명작으로 추천하는 에반젤린의 저자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Henry Wadworth Longfellow, 1807-1882)는 1825년 미국의 보드윈 대학을 졸업하고 보드윈 대학에서 시작하여 18년 동안 하버드 대학 교수로 현대 언어학을 가르치면서 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나중에는 문학에 전념하기 위해 하버드대학에서 물러나 창작에만 온힘을 쏟은 미국의 국민시인이다. 1847년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이 서사시는 롱펠로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주인공인 에반젤린과 게이브리엘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서사시로 표현된 명작중의 걸작이다. 내용을 소개하면 "지금은 캐나다 영토가 된 아카디아의 그랑프레에 에반젤린이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해질 무렵이면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찾아오는 구혼자가 많았지만, 그녀의 눈에 든 행복에 겨운 사나이는 마을 대장간집 아들 게이브리엘이었다. 에반젤린과 게이브리엘이 혼인신고를 마친 날, 전쟁으로 그들은 헤어졌고, 그들은 몇십년 동안 고통속에서 서로를 찾아 헤메었지만 그들은 몰라보게 늙어 버렸다. 노파가 된 에반젤린은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자선단체의 봉사회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이 지방에 전염병이 돌게 되었고, 에반젤린은 어느 자선병원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환자들을 돌보던 어느 날 에반젤린은 늙고 병든 게이브리엘을 만나게 된다. 게이브리엘은 에반젤린의 이름을 애써 부르려 하지만 이제 그럴 힘조차 없었다. 마차 창문으로 불어 들어 온 거센 회오리바람이 램프의 불을 꺼버리듯이 에반젤린의 입맞춤을 받으며 게이브리엘은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너무도 슬픈 재회와 게이브리엘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에반젤린도 뒤를 따라 숨을 거두는 슬픈 사랑이야기이다." 
 그대, 참고 견딤으로써 소망이 이루어짐을 믿는 이여, 그대, 여자의 아름다움과 곧은 정절을 믿는 이여, 귀를 기울이라, 숲속의 소나무들이 지금도 노래하는 저 애달픈 전설을. 귀를 기울이라, 이 행복의 마을 아카디아의 사랑 이야기를. 롱팰로우의 서사시 "에반젤린"에 담긴 순수하고 지고한 사랑, 역경 속에서도 지치거나 꺼지지 않는 불멸의 사랑이야기는 젊은 시절 나에게는 감동과 충격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인간과 삶의 본질을 깨닫게 하고 나의 러브레터에 많은 영감을 불어 넣어준 또 하나의 명작 카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추천한다. 카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미국에서 제2의 성경으로 불릴 정도로 많이 읽혀진 명작 중의 명작이다. 인간의 본질과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관통하는 성서 같은 시집이다.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 안거든 그에게 온몸을 맡기어라. 비록 그 날개 속에 숨은 칼날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면 그 말을 신뢰하라. 비록 북풍이 정원을 폐허로 만들 듯 그 음성이 그대의 꿈을 뒤흔들지라도. 사랑은 곡식단을 거두듯이 그대를 자기에게로 거두어들이고, 사랑은 그대를 타작해 알몸으로 만들고, 사랑은 그대를 키질해 껍질을 털어 버린다. 또한 사랑은 그대를 갈아 흰 가루로 만들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그대를 반죽한다. 그런 다음 신의 신성한 잔치를 위한 신성한 빵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성스런 불꽃 위에 올려놓는다."
 사랑의 본성을 시로 표현한 카릴 지브란의 사랑에 관한 구절이다. 그는 깊이, 오래 생각하고, 적게 쓰는 습관에 의해 창조적이고 인간의 영혼을 치유해 주는 싯구를 쏟아낼 수 있었다. 영적 동반자 메리 하스겔과 주고 받은 카릴 지브란의 러브레터를 소개한다.
 "당신은 내게 문자 그대로 삶을 주었다오. 당신이 생명을 주지 않았으면 난 살 수 없었을 거예요. 당신이 나를 살린 것처럼 살려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죽는 사람도 많아요. 단순히 돈을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와 함께 당신이 보내준 사랑, 누군가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자각, 이런 것들이 날 살린 거죠. 역사상 당신이 나한테 한 것만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해 준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러브레터는 사랑의 본질적 모습을 담아내는 그릇과 같은 것이다. 잘 쓰여 진 러브레터는 청명한 가을 아침 풀잎에 맺힌 이슬을 보는 것처럼 사랑의 영롱함을 느끼게 하고 우리의 영혼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마력의 언어술사이다. 인스턴트 러브가 아닌 청순한 사랑, 지순한 사랑을 꿈꾸는 대학생활을 상상해보자. 러브레터를 쓰는 과정에서 인문학적 기본 소양을 다지고, 좋은 글을 읽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문해력을 키워나가는 도덕대학 캠퍼스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강남호 교수(경제금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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