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 AI의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유엔 본부 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정기 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은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Sophia)'가 등장했고, 같은 해에는 인간 번역사와 AI 번역사의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2019년에는 AI 기술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이미지나 동영상을 편집·조작하는 '딥페이크' 기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함으로써 더욱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특히, 2023년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챗GPT의 등장은 변화와 혁신 그 자체이다. 챗GPT는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고도화된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2022년 11월 30일에 무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출시 5일 만에 하루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고, 두 달이 지나서는 1,000만 명 이상으로 그 이용자 수가 파격적으로 증가한 상태다. 현재 가용 중인 챗GPT 모델은 오픈AI의 챗GPT-4 버전으로, 그 이전의 버전보다 전문성과 놀라운 요약 능력 그리고 추론 능력 등을 크게 개선한 인공지능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챗GPT-4의 탁월한 글쓰기 능력이다. 이는 대학 사회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급격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이미 챗GPT의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학생들의 챗GPT의 사용을 제재할 명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들의 챗GPT의 접촉 횟수와 사용량만 보더라도 상상 그 이상을 초월한다. 말하자면 교수자가 학생에게 요구하는 학문적 글쓰기는 단  1분이면 해결된다는 의미다. 그 수준 또한 의사면허 시험에 합격하거나 변호사 시험 성적 상위 10%에 링크되었다는 기존의 연구 사실만 보더라도 챗GPT가 가져온 대학사회의 문제의식과 그 딜레마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챗GPT는 대학의 큰 화두 중 하나가 되었다. 챗GPT의 사용 여부에 따라 학생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교수학습법에 대한 고민이 요구되기도 한다. 나아가 대학 생존이라는 중요한 변곡점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제부터라도 학교 차원에서의 챗GPT 사용에 대한 공적인 논의와 대응이 필요하다. 챗GPT를 활용한 다양한 교수학습법의 개발과 그 허용범위에 따른 대처 방법도 새롭게 강구되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닐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교훈 하나, 김수영 시인의 「절망」에 담긴 시구를 빌려 에둘러 말해보자면,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救援)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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