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천만 명에 육박한다. 그에 따라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엄청난 양적 성장과 동시에 질적인 성장도 이뤄지고 있다. 또한 동물보호법 역시 점점 강화되고 있어 동물을 학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기준도 마련됐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나 이제는 최소한의 권리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방향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이미 하나의 가족처럼 생각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뜻하는 단어 'pet'과 '가족'을 뜻하는 'family'가 합쳐져 '펫팸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주인과 교감하는 햄스터 / 사진 : 서혜주 수습기자
주인과 교감하는 햄스터 / 사진 : 서혜주 수습기자

 

반려동물 시장규모 '급성장'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전체인구 가운데 32% 정도로, 3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4조 1천억 원으로 2015년  (1조 9천억 원) 대비 80.2% 급성장했다. 오는 2027년에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6조 원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산업을 뜻하는 '펫코노미(Pet+Economy)'가 급성장한 시점은 코로나19 직후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여행이 어렵게 되자 반려동물을 분양받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에 연관된 산업도 덩치가 커졌다. 이에 KB국민은행은 'KB 반려 행복 신탁'을 출시했고, 경쟁사 하나은행은 '펫사랑 카드','펫사랑 보험''펫사랑 신탁'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수요자들을 겨냥한 특화상품을 선보였다. 이를 비롯한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동반 출입이 가능한 병원, 식당, 카페, 휴식 공간, 놀이터, 공원·테마파크, 숙소 어느새 어딜 가나 반려동물과의 연관성을 지울 수 없는 직업과 생활이 보기 어렵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반려동물을 유기, 학대하는 이슈와 사건이 자주 일어나며 최근 '사설 파양입양업체'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일례로, SBS '동물농장 2021년도 개농장' 프로그램에서 경기도 파주에 있는 불법 개농장을 급습하여 농장주인에게 반려동물 포기 각서를 받고 동물을 구조한 사례가 있었다. 동물농장  관계자들이 마이크로칩을 통해 강아지 이름(두부)을 확인한 후 견주에게 연락하여 어떻게 파주의 불법 도살장까지 반려견이 올 수 있었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두부의 견주는 사설 파양 업체에 200만 원을 주고 두부를 입양 보냈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어 동물농장 관계자들이 두부 견주와 두부를 입양 보냈던 사설업체를 찾아가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사설업체 관계자는 '입양자에게 5만 원이라는 책임비를 받고 입양을 보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입양자의 신원조회와 아무런 사전 조사 없이 입양을 보냈던 두부의 본 견주는 SBS 동물농장의 후속편이 방영된 후 네티즌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후 사설 파양입양 업체에 대해 '돈을 주고 죄책감을 덜 수 있는 파양자'들을 이용하는 신종 업체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 정부가 개입해 집중단속을 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 했다. 
  매년 반려동물 물림 사고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선진국인 프랑스, 독일에서는 법적으로 반려동물에게도 세금을 부과하고 사람처럼 주소지별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독일 '베를린'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와 자격증을 활용하여 동물을 키울 수 있는 자격과 환경에 대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반려동물, 해결해야 할 과제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13~26일, 전국 20~64세 국민 5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조사를 시행했다(2022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그 결과, 현재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양육하는 가구 비율은 25.4%였다. 농식품부의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 공개는 2년 만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2006년부터 동물보호·복지 관련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실시해왔다. 특히, 2017년부터는 매년 조사를 시행하고 결과를 공개해왔다. 그런데, 지난 2021년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과 '반려견·반려묘 마릿수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638만 가구라는 기존 자료(2020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와 313만 가구라는 통계청 자료(2020 인구주택총조사)가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양육가구 비율(32%)과 우리나라 세대수(가구수)와 세대원 수를 고려하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602만 가구, 1306만명으로 추정된다.
 임영조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장은 "이번 국민 의식조사 결과를 동물보호 및 복지에 대한 국민 의식 정도와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기존의 '동물보호 국민 의식조사'를 '동물복지 국민 의식조사'로 개편하고, 동물보호를 포괄하는 동물복지 개선을 위한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반려동물의 복지와 안녕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성숙한 반려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과정 중에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반려동물이 행복한지 그들의 눈높이에서 고민하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돌보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배성민 기자 aqswdefr3331@wku.ac.kr
이한솔 수습기자 ppoppio1234@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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