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워먹을 새도 없다'라는 격언이 있다. 업무나 학업 등에 쫓기는 오늘날 현실을 대변하는 명언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한편으로 바쁜만큼 여가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저마다 방식으로 여흥을 즐기는 흐름이 강해졌다. 특히, 일부는 도박으로 유흥을 즐기기도 한다. 이걸 계기로, 관련 시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이중 '홀덤펍'이 최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본문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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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군림
 홀덤펍은 성인식 단란 주점식 보드카페인 '카지노 바'의 하위 개체다. 게임 종류에 따라 호칭이 달라지는데 홀덤펍의 경우 주요 게임인 '텍사스 홀덤'이 주체이기 때문에, 해당 게임의 종류명인 '홀덤(Hold'em)'과 술집을 의미하는 '펍(PUB)'을 합성해서 '홀덤펍'이라 명명했다. 이곳의 경우, 앞에서 언급한 '텍사스 홀덤'을 포함해 다양한 포커 게임 성과에 따른 포인트제라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홀덤펍는 '사행성' 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비판의 손길을 피하긴 어렵다. 하지만, 도박의 쾌감에 젖은 이용자들의 방문을 막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홀덤펍을 방문하며 확대되는 양상으로 도박의 성지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던 중 홀덤펍의 존재를 한층 더 부각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5월 18일, 서울에서 여배우 '김새론'이 만취 상태로 주위 기물을 파손하며 음주 운전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중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인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에서 질타가 쏟아졌고, 김새론은 검찰에 송치됐다. 조사과정에서 김새론은 지인과 홀덤펍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홀덤펍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서울북부센터에 의하면, 해당 사건 이후 서울 내 홀덤펍 방문 지수가 2.5% 증가했다고 발표해, 여파를 한층 체감할 수 있었다.

잘못된 욕구의 폐해
 대문호 도스도예프스키의 수작 『도박꾼』에선 '그토록 수많은 감각들이 지나쳤지만 내 영혼은 만족이라는 것을 모른다. 오로지 초조하게 안달이 나 아직도 더 많은 감각들에 대한 갈망으로 넘친다.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갈망은 강해진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을 통해, 우리는 도박의 중독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도박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에는 4가지 주요 동기가 있다고 한다. 우선 큰돈을 따고 싶은 '금전동기', 흥분과 쾌감을 느끼고 싶은 '흥분동기', 현실문제의 우울함과 스트레스를 잊고 싶은 '회피동기', 친목을 위한 '사교동기' 등이다. 이처럼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중독을 통해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2월에서 8월까지 홀덤펍에서 악성 도박을 한 혐의로 최소 40명이 경찰에 송치됐다. 그중에 호텔을 개조한 홀덤펍 현장도 있었다. 200평 남짓한 공간에 100명 이상이 모여 상금 1천만 원이 걸려있는 도박을 하고 있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주요 고객층인 2~30대이며 1등 상금이 3억여 원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 이 중에는 상금에 눈이 멀어 아픈 자녀를 방임하고 몰입하는 고객들도 부지기수여서 경악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와중에도 방문객 수가 많았으며, 대량 확산의 규모를 키우는 참극을 야기한 경우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건, 위 사례처럼 불법 도박장으로 변질한 변종 홀덤펍이 악성 도박의 온상이며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많은 방문자가 변종 홀덤펍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심히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도박유혹의 해결방안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쉽게 도박에 중독되는 걸까? 도박 문제에 대해 계속 곱씹다 보면 자꾸 생기는 의문이다. '그냥 한 번 재미로 해보자', '한 번에 이 정도 땄으니, 조금 더 해도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렇게 게임을 지속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본질적 욕구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쉽게 큰돈을 벌고 싶은 욕구, 잃은 돈이 있다면 이를 만회하고 싶은 욕구, 갑작스럽게 돈을 따냈을 때 얻을 수 있는 짜릿한 쾌감,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고 싶은 욕구, 직장 동료나 친구와 친목을 도모하려는 욕구 등이 도박 중독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다.
 또한 사회적 상황들도 도박 중독을 부추기는 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우리 사회의 도박에 대한 관대한 문화도 문제이다.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경우 허가와 운영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기에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장비가 미비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도박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면서 중독 수준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어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인프라가 취약한 것도 숙제이다. 도박 중독 환자를 위한 치료적 인프라도 부족하지만, 환자들이 본인 스스로 증상이 심각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듯 도박 중독 문제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여러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주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국가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전세훈 박사(중독심리전문가)는 "도박 중독 재발 시기는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인데, 치료 이전에 도박 중독 상담을 담당하신 분이 계약 기간 만료로 공석이거나 다른 상담사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담사 모두가 1년 단위 계약직이어서 도박 중독 상담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전 박사는 도박중독 상담 대상자를 체계 있게 관리할 상담 인력 충원과 근로 환경 개선이 인천지역 도박 중독자를 돕는 길이라고 당부의 말을 전한다.

  이민서 기자 leeminseo1207@wku.ac.kr
최아랑 수습기자 arang2466@w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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