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이 있다. 다반사로도 쓰인다. 한자로 풀면,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다반사'는 차 다(茶)에 밥 반(飯) 그리고 일 사(事)를 빌려 쓴다.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처럼 일상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 바로 일상다반사인 것이다. 다반사의 실천은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깨달음에서 찾을 수 있다.
 차를 지시하는 다(茶)는 동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생활 중 하나다. 커피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거리 곳곳에는 카페가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다방이 더 많았던 걸로 보인다. 다방(茶房)이라는 말은 고려 초 임금의 시중이나 의식 때 다례(茶禮)를 담당하기 위하여 설치된 기관이다. 차를 마시는 일이 곧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었던 셈이다. 차와 과자 따위를 차린 간단한 모임인 다과회(茶菓會)가 어떤 의미인지를 상기시키는 부분이다. 
 우리는 일을 할 때 '밥 먹듯이 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심지어는 굶는 것도 밥먹듯이 한다. 반(飯)은 '먹을 식(食)'에 '반대할 반(反)'이 더해진 말이다. 흰밥에 국과 반찬을 곁들여 파는 한 상의 음식을 일컫는 '백반(白飯)'이라는 표현이 여기에서 왔다. 밥을 먹는 일은 어떤 일을 실천하더라도 인간다움이 겸비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모 배우는 말한다. "밥은 먹고 다니냐?" 이때의 밥 또한 최소한의 인간다움에 대한 물음이다.
 사(事)는 사람이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에 관해 묻는다. 다반(茶飯)은 누구나 비슷비슷하지만, 일은 사람의 적성과 특성에 맞아야 한다. 그 특징을 짚어 단어를 헤아리면, '용무', '업무', '사건' 등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마음에 와닿는다. 이 말에 '섬기다'라는 의미를 더하면 좋다. 이때 말하는 일의 섬김은 일터를 섬기는 뜻도 있지만, 어쩌면 자기 스스로를 섬기는 디딤돌의 의미가 더 크다. 내가 딛고선 자리를 잘 섬기는 일이 곧 다른 사람을 섬기는 일이 되기도 한다. 
   5월은 유독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대학 구성원의 관점에서 보자면, 기념일의 대부분은 공휴일이다. 5월 15일은 스승의날이자 우리 대학의 개교기념일이다. 우리 대학의 건학정신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이다. 이 말에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으니,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말의 뜻도 담고 있다. 5월은 휴강이 많은 달인 만큼, 추후 보강은 필수적이다. 모두 함께 보강하듯 '일상다반사'의 소소한 실천 속에서 대학의 건학정신을 다시금 곱씹어 보는 5월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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